미스터리한 대표님의 비밀
그날 아침, 대표님의 커피잔에서 발견된 것은 꽃잎 한 장이었다. 아무도 꽃을 가져온 적이 없었고, 사무실 어디에도 화분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우연으로 치부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 대표님은 항상 정확히 8시 32분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한 번도 어긋난 적이 없었다. 그의 구두 소리는 복도를 울리며 다가왔고, 우리는 그 소리만으로도 허리를 곧게 펴고 모니터를 바라보는 척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누구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항상 누군가와 통화 중이거나, 서류에 파묻혀 있거나, 아니면 회의실 문이 닫힌 후였으니까.
"이번 분기 실적이 30% 상승했어요." 회의 중 재무팀장이 발표했을 때, 대표님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순간 회의실 온도가 갑자기 내려간 것 같았다. 창문은 닫혀 있었는데도 서류가 살짝 흔들렸고, 누군가의 커피잔에 파문이 일었다.
이상한 일은 그때부터였다. 대표님이 지나간 복도에는 희미한 꽃향기가 맴돌았고, 그가 만진 문고리는 차가웠다가 금세 따뜻해졌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대표님 주변의 공기가 다르다는 것을.
용기를 내어 인사팀 서류를 핑계로 그의 집무실을 찾았을 때, 나는 실수로 그의 서랍을 열게 되었다. 그곳에는 1942년부터 지금까지의 회사 사진첩이 있었다. 모든 사진에서 한 남자가 똑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우리의 대표님이었다. 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궁금증이 많군요, 김 과장." 뒤에서 들려온 대표님의 목소리에 나는 얼어붙었다. 그의 눈동자는 내가 알던 검은색이 아닌 옅은 회색이었고, 동공은 마치 고양이처럼 세로로 길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실수로..."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웃었다.
"괜찮아요. 언젠가는 알게 될 테니까. 이 회사가 왜 항상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있는지, 왜 우리 직원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하지 않는지..." 그의 손가락이 내 이마에 닿았다. "우리는 가족이니까요."
그날 이후 나는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게 되었다. 아침마다 내 책상 위에는 신선한 꽃잎 하나가 놓여 있었고, 나는 그것을 커피에 띄워 마셨다. 이상하게도 그 후로 내 업무 능력은 향상되었고, 밤에는 꿈속에서 대표님의 진짜 모습을 만났다. 아름답고 두려운 그 존재를.
오늘 아침, 인사팀에서 나에게 새로운 명함을 건넸다. '부장'이라는 직함 아래 내 이름이 새겨져 있었고, 뒷면에는 작은 꽃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니 대표님이 주차장에 서 있었다. 그가 나를 바라보며 미소지었고, 순간 그의 그림자는 인간의 형태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두렵지 않다. 우리는 가족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