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미스터리사진

미스터리 사진: 현상된 기억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정리한 옷장 깊숙한 곳에서 발견한 오래된 사진 한 장이 내 인생을 뒤바꿔 놓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흑백 사진 속에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여자가 서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목걸이는 지금 내 목에 걸린 것과 똑같았다.

사진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여자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창문에 반사된 인물이 있었다. 창문에 반사된 얼굴은 분명 내 할머니였다. 그런데 날짜가 이상했다. 사진 뒷면에 적힌 1957년 5월 17일, 할머니는 그때 겨우 열 살이었을 텐데, 창문에 비친 얼굴은 적어도 스무 살은 넘어 보였다.

사진 속 풍경이 어딘지 익숙해 보였다. 창틀의 독특한 문양, 창 너머로 보이는 느티나무... 그곳은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폐가였다. 어릴 적 친구들과 귀신 놀이를 하며 겁먹었던 그 집. 할머니는 그곳에 절대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다.

폐가에 도착하자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무너져가는 건물 앞에 섰을 때, 등 뒤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습기 찬 나무 냄새와 오래된 먼지 향이 코를 찔렀다. 사진 속 창문은 거실 쪽에 있었다.

창가에 다가가자 목걸이가 갑자기 뜨거워졌다. 나무 바닥의 삐걱거리는 소리, 희미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혼자가 아니었다. 손전등을 비추자 구석에서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작은 금속 상자였다. 열어보니 그 안에는 더 많은 사진들이 있었다. 모두 같은 여자였고, 모든 사진에는 창문에 반사된 할머니의 모습이 있었다.

상자 바닥에는 편지가 있었다. "내가 사라지면 이 사진들을 모두 불태워버려라. 그리고 절대로 이 목걸이를 벗지 마라." 할머니의 글씨체였다.

갑자기 방 전체가 차가워졌다. 손전등이 깜박이더니 꺼졌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 목소리는 할머니의 것이 아니었다.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 플래시를 켰다.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었다. 창문에 비친 것은 사진 속 그 여자였다.

순간 할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사진은 영혼을 담는 그릇이란다." 손에 들고 있던 사진들이 갑자기 뜨거워졌다. 상자를 떨어뜨렸고, 사진들은 바닥에 흩어졌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이 사진들은 할머니가 가두어 둔 것이었다. 그리고 내 목에 걸린 목걸이가 그 감옥의 열쇠였다.

집으로 달려와 할머니의 일기장을 찾았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는 그녀를 가두었다. 하지만 모든 감옥에는 탈출구가 있는 법. 내 손녀가 언젠가 이 사진을 발견할까 두렵다." 창문 너머로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느낌에 고개를 들었다. 창에 비친 내 모습이 미소 짓고 있었지만, 나는 웃고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