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소설: 내가 쓰지 않은 문장들
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에 내가 쓰지 않은 문장이 있었다. 어제 밤까지만 해도 완벽하게 끝맺음했던 원고의 끝에, 내 글씨체와는 조금 다른 손글씨로 한 줄이 더해져 있었다.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의 신이 아니라, 그저 방문자일 뿐이다."
차가운 금속성의 한기가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내 서재는 언제나처럼 고요했고, 오직 나만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었다.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문은 내가 들어올 때 열쇠로 열었던 그대로였다. 타이핑이 끝난 노트북 화면에서는 커서만이 규칙적으로 깜빡이고 있었다.
손을 뻗어 원고를 집어들었다. 종이의 촉감은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잉크의 색은 미묘하게 달랐다. 내가 쓴 글자들은 진한 검정색이었지만, 마지막 문장의 잉크는 약간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나는 그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내가 생각해봤을 법한 문장이었지만, 확실히 내가 쓴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의 장난일까?" 하지만 이 방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가능한 모든 설명을 머릿속에서 검토했다. 내가 피곤해서 잊어버렸을 가능성, 몽유병 상태에서 썼을 가능성, 혹은... 내가 쓰고 있던 미스터리 소설의 주인공이 현실에 침투했을 가능성.
웃음이 나왔다. 지난 6개월간 내가 집필하던 소설은 작가와 그의 소설 속 인물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는 이야기였다. 소설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소설에 갇히게 되고, 창조한 캐릭터들은 현실 세계로 빠져나온다. 나는 저 문장을 소설 속 작가가 깨달음을 얻는 장면에서 쓰려고 계획했었다.
창문 너머로 어둠이 짙어졌다. 방 안의 그림자들이 길게 늘어지며 벽을 타고 올라갔다. 내 소설의 주인공 알렉스는 자신이 픽션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작가를 찾아 현실 세계로 넘어오려 했다. 그는 작가에게 "당신은 나를 창조했지만, 내 이야기의 결말은 내가 정한다"고 말하려 했다.
한기가 느껴져 몸을 떨었다. 내 책상 위에는 완성되지 않은 소설이 놓여 있었다. 아직 결말을 쓰지 않았다. 알렉스가 현실 세계로 넘어오는 데 성공했는지, 아니면 작가가 그를 다시 소설 속으로 돌려보냈는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펜을 집어들고 그 신비로운 문장 아래에 내 답변을 썼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인가? 내가 창조한 알렉스인가, 아니면 내가 몰랐던 또 다른 인물인가?"
원고를 책상 위에 두고 잠시 서재를 나섰다. 차 한 잔을 마시며 머릿속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5분 후 돌아왔을 때, 새로운 문장이 내 질문 아래에 적혀 있었다. "당신이 알렉스를 창조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알렉스가 당신을 상상해낸 것인가? 모든 작가는 자신의 소설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