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미스터리자매

미스터리 자매: 그녁의 침묵

그녁은 죽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녁은 사라졌다. 열아홉 살의 생일날, 그녁이라 불리던 내 쌍둥이 언니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더 무서운 건 그 다음날부터 우리 가족 누구도 그녁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은 그대로였다. 침대 위에는 어제 입었던 파란색 원피스가 구겨진 채 놓여 있었고, 화장대 위에는 반쯤 사용한 립스틱이 뚜껑도 닫지 않은 채 있었다. 마치 그녁이 잠시 나갔다가 곧 돌아올 것처럼. 하지만 열여덟이 된 내 생일까지, 정확히 일 년이 지났는데도 그녁은 돌아오지 않았다.

"엄마, 오늘은 그녁 언니 생일이기도 해요." 아침 식탁에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엄마의 손이 잠시 떨렸지만, 곧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무슨 소리니, 아영아. 네 생일이지. 항상 그래왔잖니."

차가운 공기가 식탁을 감쌌다. 아버지는 신문 너머로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고,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가족 앨범에는 항상 혼자 찍은 사진만 있었다. 그녁과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녁이 없었던 것처럼. 하지만 나는 기억한다. 우리가 같은 옷을 입고 학교에 가던 날들, 서로의 비밀을 나누던 밤들, 그리고 그녁의 웃음소리를.

열여덟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다. '그녁을 찾게 해주세요.' 촛불을 끄는 순간, 창문 너머로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녁일까? 창가로 달려갔지만, 어둠 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밤이 깊어지자 집 안은 고요해졌다. 나는 그녁의 방으로 살금살금 들어갔다. 일 년 동안 이 방은 청소되지 않았고, 시간이 멈춘 것처럼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침대 밑을 살피던 중, 느슨해진 바닥재를 발견했다.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올리자 작은 공간이 나타났고, 그 안에는 낡은 일기장이 있었다.

'내일이면 열아홉이 된다. 드디어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진짜 쌍둥이가 아니라는 것을, 내가 이 가족의 진짜 딸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왜 그들이 나를 데려왔는지를...'

일기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흐릿한 사진 한 장이 붙어있었다. 어린 두 여자아이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 하나는 분명 어린 시절의 나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다른 하나는 그녁이 아니었다. 전혀 닮지 않은 아이였다. 사진 뒷면에는 희미한 글씨로 적혀있었다. '아영과 그녁, 5살. 하나는 우리 딸, 하나는 제물.'

얼굴에 차가운 손길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자 창문 너머로 그녁의 얼굴이 보였다. 그러나 눈을 깜빡이는 순간, 그 얼굴은 내 얼굴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거울을 집어들었다.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그녁의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사라진 것은 그녁이 아니라 나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