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직장: 출근하지 않는 임원
김 대리가 처음으로 27층 임원실에 갔을 때, 아무도 없었다. 6개월 동안 회사에서 근무했지만, 전설적인 이사님의 모습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오늘도 깨끗하게 정돈된 책상, 한 번도 사용한 흔적이 없는 의자, 그리고 벽에 걸린 뚜렷한 얼굴이 보이지 않는 기업 수상 사진만이 김 대리를 맞이했다.
"이상하지 않아? 이사님이 출근한 걸 본 사람이 아무도 없어." 김 대리가 점심시간에 동기들에게 말했다.
"그냥 재택근무하시는 거 아니야?" 최 대리가 무심코 답했다.
"근데 왜 매주 월요일마다 이사님 전용 회의실에서 회의 소리가 들려? 누구랑 회의하는 거지?" 김 대리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다.
그날 밤, 김 대리는 늦게까지 야근을 하다가 27층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조용히 계단을 올라 이사실 문 앞에 섰을 때,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5년 차에 퇴사자 비율이 20%를 넘으면 안 됩니다.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세요."
김 대리는 문틈으로 안을 살펴봤다. 이사님으로 추정되는 흐릿한, 거의 실루엣에 가까운 형체가 화상 통화를 하고 있었다. 화면 속에는 김 대리가 본 적 없는 낯선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다음 주 보고서에는 더 나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화면 속 사람이 공손히 대답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김 대리는 급히 화장실로 숨었다.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인사팀 박 부장이었다. 그의 표정은 어둡고 지쳐 보였다.
다음 날, 김 대리는 인사팀 친구에게 은밀히 물었다. "우리 이사님, 진짜로 존재해?"
"당연하지. 그분 덕분에 우리 회사가 10년 연속 업계 1위니까." 친구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런데 왜 아무도 못 본 거야?"
"바빠서 그렇겠지. 그런데... 진짜 궁금해?" 친구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한 달 전에 인사 데이터를 정리하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어. 이사님의 직원 번호가 시스템에 없어. 그리고 급여 내역도."
그날 저녁, 김 대리는 온라인 검색을 시작했다. 회사의 역사, 설립자, 이사진 사진을 뒤졌지만 이사님의 뚜렷한 사진은 단 한 장도 찾을 수 없었다. 모든 사진에서 그의 얼굴은 흐릿하거나, 다른 사람에 가려 있었다.
다음 월요일, 김 대리는 용기를 내어 27층으로 올라갔다. 이사실 문을 두드리고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문을 밀었다. 문은 열렸고, 그 안은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지만, 누군가 사용한 흔적은 전혀 없었다. 책상 위에는 오래된 문서철 하나가 놓여 있었고, 김 대리는 그것을 열었다. 첫 페이지에는 단 한 줄의 문장이 쓰여 있었다.
"당신이 새로운 이사가 될 자격이 있습니까?"
김 대리가 고개를 들었을 때, 문이 천천히 닫혔다. 그리고 그의 핸드폰에 알 수 없는 번호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환영합니다, 새 이사님. 당신의 신분은 이제부터 미스터리로 남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