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판타지: 거울 속 네버랜드
내 침실 거울에 살고 있는 소년이 어제는 내 침대 밑으로 이사했다. 처음으로 그를 발견한 건 세 달 전, 새벽 세 시 정각에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났을 때였다. 거울 속에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를 똑같이 응시하고 있었다. 푸른 빛이 감도는 창백한 피부, 어두운 눈동자. 그는 내가 움직이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네가 보는 것이 실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야." 그의 목소리는 유리를 긁는 소리처럼 귓가에 스며들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소리는 목구멍에서 꽉 막혀버렸다. 그 순간부터 그는 내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처음에는 거울 속에서만 보였지만, 점차 창문 유리, 스마트폰 화면, 심지어 물웅덩이에서도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제 밤, 그는 마침내 반사면을 넘어왔다. 침대 밑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에 이불을 끌어당기며 귀를 막았다. "네가 믿지 않는 것들도 너를 믿어." 그의 말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불안함은 점점 커져갔다. 새벽녘, 용기를 내어 침대 밑을 들여다봤을 때, 그곳엔 작은 문이 있었다. 내 방의 나무 바닥에는 없었던, 낡은 황동 손잡이가 달린 문.
호기심이 공포를 이겼다. 문을 열자 눈부신 빛이 쏟아져 나왔다. 달콤한 꿀 향기와 함께 은은한 풀잎 내음이 코끝을 스쳤다. 손을 뻗자 차가운 물결처럼 빛이 내 손가락 사이로 흘러들어왔다. 그 순간,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내 침대 밑 소년의 웃음이 아니었다. 어딘가 더 멀리서, 더 많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였다.
"들어와.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는 잃어버린 것들의 세계야. 잃어버린 꿈, 잃어버린 시간, 잃어버린 약속들이 모이는 곳."
망설임 끝에 문을 통과했다. 눈을 뜨자 그곳은 내 상상을 초월한 세계였다. 하늘에는 두 개의 달이 떠 있었고, 발밑에는 형형색색 빛나는 이끼가 펼쳐져 있었다. 멀리서 크리스탈 탑들이 별빛을 반사하며 빛나고 있었다. 소년은 내 앞에 서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모습은 더 이상 으스스하지 않았다.
"기억나? 넌 어릴 때 자주 이곳에 왔었어." 그의 말에 갑자기 희미한 기억이 떠올랐다. 어릴 적 꿈에서 반복해서 보았던 이 광경, 언제부턴가 잊어버렸던 이 세계. "어른이 되면서 모두가 이곳을 잊어버려. 하지만 이곳은 여전히 모두를 기억하고 있어."
갑자기 내 방의 알람 소리가 울렸다. 눈을 깜빡이자 나는 침대 밑에 반쯤 몸을 넣은 채로 내 방에 있었다. 황당한 꿈이었나 싶었지만, 내 손가락 사이에는 형광빛 이끼 가루가 묻어 있었고, 침대 밑에는 다시 나무 바닥만이 있을 뿐이었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연히 웅덩이를 들여다봤을 때, 물 위에 비친 내 모습은 미소 짓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미소 짓고 있지 않았다. 물속의 내 모습이 윙크를 했을 때, 나는 이제 알았다. 이 세계와 그 세계 사이의 경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얇다는 것을. 그리고 오늘 밤, 내 침대 밑에서는 또다시 그 문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