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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재회

병원에서의 우연한 재회

병원 복도에 울려퍼지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귓가를 울릴 때, 내 시선은 이미 열 걸음 앞의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10년 만의 재회는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왔다. 응급실 입구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 차트를 검토하는 그녀의 옆모습은, 대학 도서관에서 밤새 시험공부를 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소독약 냄새와 형광등 불빛이 가득한 이 공간에서, 유난히 그녀만 다른 빛으로 빛나는 것 같았다. 내 오른팔에 감긴 붕대와 이마의 상처는 갑자기 아프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그 통증이 다른 종류의 떨림으로 바뀌었다.

"김 선생님, 3번 병상 환자 상태 확인해주세요." 누군가의 목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돌렸고, 우리의 시선이 마침내 마주쳤다. 그녀의 눈이 잠시 멈춘 듯 커졌다가, 곧 전문가다운 침착함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의 동요를 나는 놓치지 않았다.

"안녕, 지원아."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차분했다. 그녀의 이름표에는 '김지원 전문의'라고 적혀 있었다. 대학 때 꿈꾸던 대로 의사가 된 그녀.

"성민 씨..." 그녀의 목소리에는 놀라움과 함께 묘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많이 다쳤네요."

그때, 그녀의 손목시계가 반짝였다. 10년 전 내가 그녀의 생일에 선물했던 바로 그 시계였다. 이별 후에도 그녀는 그것을 계속 차고 있었다. 내 가슴 속에서 작은 희망이 꿈틀거렸다.

"오토바이 사고예요. 별거 아니에요." 나는 웃으려 했지만, 갈비뼈의 통증이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녀는 전문가의 눈으로 내 상처를 살폈다. 손가락이 내 이마를 스치자, 10년 전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날, 그녀는 의대 진학을 위해 유학을 떠난다고 했고, 나는 어리석게도 "그럼 가"라는 말만 남겼다.

"곧 회진 시간이라 가봐야 해요. 하지만..."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후에 다시 올게요."

그날 오후, 그녀는 약속대로 왔다. 손에는 커피 두 잔과 10년 전 우리가 즐겨 먹던 단팥빵이 들려 있었다. 병원 옥상에서, 우리는 서로의 10년을 조각조각 맞추기 시작했다. 그녀가 내게 건넨 단팥빵 한 조각에는, 우리의 미완성 이야기를 완성할 새로운 시작의 약속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