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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운동

부모님의 운동화

아버지의 발에서 피가 흘렀다. 새벽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그의 낡은 운동화는 붉은 얼룩으로 물들어 있었다. 스물다섯 해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매일 아침 5시, 아버지는 그 운동화를 신고 나가셨다. 유일한 그의 사치품이라고 했던, 어머니가 환갑 선물로 사드린 그 신발은 이제 발뒤꿈치가 닳아 구멍이 났다.

"내가 새 운동화 사드린다고 했잖아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쇠약해진 아버지의 손이 내 손을 꾹 쥐었다. 그 손에서 나는 오래된 가죽과 땀 냄새, 그리고 어린 시절 내 자전거 체인을 고쳐주실 때 묻곤 했던 기름 냄새가 아직도 희미하게 났다.

"이게 편해. 몸에 딱 맞게 길들여졌어." 아버지는 언제나처럼 고집을 부렸다. 어머니는 말없이 약상자를 가져와 아버지의 발에 소독약을 발랐다. 그녀의 손가락 관절이 움직일 때마다 부어오른 마디가 더 선명해졌다. 오십 년 넘게 빨래판에 옷을 문지르고, 채소를 다듬고, 남편과 자식들의 손을 잡아준 그 손이 이제는 제 무게를 감당하기도 버거워 보였다.

저녁 식사 후, 부모님은 오래된 라디오를 틀고 작은 거실에서 함께 스트레칭을 하셨다. 그건 그들만의 '운동'이었다. 은퇴한 아버지와 류마티스로 고생하는 어머니가 서로의 몸을 지탱해주며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은 어떤 발레보다 우아했다. 어머니가 통증으로 인상을 쓸 때면 아버지는 그녀의 관절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주었고, 아버지가 허리를 숙이기 어려워할 때면 어머니가 그를 받쳐주었다.

그날 밤, 나는 몰래 아버지의 운동화를 가지고 나와 똑같은 모델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하지만 15년 전에 단종된 모델이었다. 이틀 뒤, 나는 구두 수선공의 조언에 따라 똑같은 크기의 새 운동화와 낡은 신발 속창을 가져갔다. 수선공은 새 신발의 속창을 제거하고 아버지의 발 모양대로 길들여진 낡은 속창을 그 안에 넣어주었다.

아버지의 생신날, 나는 그 신발을 선물했다. "똑같은 모델을 구했어요. 그리고 아버지 발에 딱 맞게 수선했고요." 아버지는 처음에는 눈살을 찌푸렸지만, 신발을 신어보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말... 내 발에 딱 맞네."

그날 이후로도 아버지는 여전히 새벽 5시에 일어나 산책을 나가셨다. 어머니는 여전히 아버지가 돌아오면 따뜻한 물로 발을 씻겨주셨다. 그리고 저녁이면 두 분은 여전히 함께 스트레칭을 하셨다. 하지만 이제 아버지의 발에서는 피가 나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부모님의 오래된 습관들을 새것으로 바꾸려 한다. 새 기술, 새 생각, 새 방식을 알려드리려 애쓴다. 하지만 가끔은 그들의 낡은 것을 존중하면서, 그 안에서 작은 편안함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부모님의 '운동'은 처음부터 기록이나 체력 향상이 목적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에게 기대어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사랑의 움직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