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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미스터리

사랑의 미스터리: 잊혀진 기억

그녀의 일기장에는 내가 쓴 적 없는 사랑 고백이 적혀 있었다. 내 필체, 내 서명, 심지어 나만 아는 애칭까지. 하지만 나는 이 글을 쓴 기억이 없었다.

유나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일년째 되는 날이었다. 그녀의 아파트를 정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침대 밑에서 발견한 푸른색 일기장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표지가 닳아 있었고, 모서리는 접혀 있었다. 자주 펼쳐본 흔적이었다.

"유나야, 오늘도 너의 웃는 모습이 떠올라. 간장 맛이 나는 입술, 목화송이 같은 머리카락, 그리고 네가 커피를 마실 때 나오는 그 작은 한숨소리까지.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해. - 민수"

일기장을 넘길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내가 쓴 편지들, 내가 준 선물에 대한 감상, 우리의 데이트에 대한 기록. 모든 세부 사항이 정확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글을 쓴 적이 없었다. 유나는 내게 '민수'라는 애칭을 사용했지만, 나는 그녀에게 그런 편지를 쓴 적이 없었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치는 소리가 내 혼란스러운 마음을 반영하는 것 같았다. 손가락으로 일기장의 페이지를 만지작거리며, 종이의 오래된 질감과 잉크의 희미한 냄새를 느꼈다.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다. "민수야, 네가 이 글을 읽는다면, 넌 모든 것을 잊었겠지. 의사는 그게 네 뇌의 방어 기제라고 했어. 네가 운전하던 그날, 내가 옆에 있었어. 나는 살았지만, 네 기억은 그날의 충격을 지워버렸어. 우리의 사랑을, 우리의 모든 것을."

손이 떨렸다. 유나의 사고는 그녀가 혼자 운전하다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내가 운전을 했었다. 내가 그녀를 죽게 만들었다.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곳에는 병원 영수증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외상 후 기억 상실증. 그리고 유나가 작성한 메모: "그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그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가 내 죽음을 책임지지 않기를 바란다."

빗소리가 점점 커졌다. 마치 기억의 문이 열리는 소리처럼. 유나의 웃음소리, 그날의 비명, 그리고 내가 쓴 수많은 사랑의 편지들이 조각조각 기억 속으로 돌아왔다. 일기장을 가슴에 안고 울었다. 우리의 사랑은 내 기억 속에서 지워졌지만, 그녀의 일기장에 미스터리처럼 남아있었다.

창문을 열자 빗방울이 내 얼굴에 닿았다. 마치 유나의 마지막 키스처럼. 이제 나는 기억한다. 그리고 이 기억을 안고, 그녀가 남긴 사랑의 미스터리와 함께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