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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아이돌

아내의 아이돌: 그녀의 이중생활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오기 15분 전, 박지영은 다시 한번 거실 창문의 커튼을 꼼꼼히 닫았다. 평범한 30대 주부의 얼굴에서 형광빛 파란색 가발을 벗어내리자, 땀에 젖은 검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었다. 한때 10만 팔로워를 가진 유튜브 댄스 커버 채널 '지영스타'의 주인공이라고는 아무도 믿지 못할 모습이었다.

"엄마, 오늘은 '슈퍼노바' 안 춰요?" 거실 소파에서 태블릿을 보고 있던 다섯 살 딸 수아가 물었다. 지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아빠가 일찍 오신대. 내일 해볼까?" 수아는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에게 엄마의 춤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공연이었다.

결혼 전, 지영은 소속사 연습생이었다. 7년간의 연습생 생활 끝에 데뷔를 몇 달 앞두고 그룹에서 탈락했다. '너무 평범하다'는 이유였다. 그 후 만난 남편은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여자'라며 사랑해주었지만, 춤에 대한 갈증은 결혼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다.

지영은 부엌으로 향하며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댓글 알림이 수십 개 쌓여있었다. "지영스타 님, 오늘 업로드 언제 되나요?" "어제 커버 너무 완벽했어요!" 수많은 응원에 가슴이 뛰었다. 그녀의 '사생활'을 남편은 전혀 알지 못했다. 취미 정도로 생각할 나이는 지났다며, 그는 아내가 아이돌 댄스에 빠져있는 것을 못마땅해 했다.

저녁 식사 준비를 하며 지영은 잠시 전 촬영했던 영상을 편집했다. 새로운 걸그룹의 안무를 완벽하게 따라한 영상이었다. 가발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거실을 임시 스튜디오로 활용했다. 그녀의 영상은 이제 조회수 백만을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재밌어?" 어느 날 남편이 물었을 때, 지영은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 "그냥 시간 때우는 거야."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 그것은 잃어버린 꿈에 대한 작은 복수였고,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스스로에 대한 증명이었다.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영은 재빨리 편집 앱을 닫고 저녁상을 차렸다. "여보, 오늘 방송국에서 재밌는 일이 있었어." 방송 PD인 남편이 말했다. "요즘 핫한 댄스 유튜버 '지영스타'를 오디션 프로그램에 섭외하려고 연락했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고. 얼굴도 안 보이는 유튜버인데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모르겠어."

지영의 손이 잠시 멈췄다.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그래? 나도 한번 봐야겠네." 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날 밤, 남편이 잠든 후 지영은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방송국 오디션 담당자의 메일이 열려 있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일상과 꿈, 아내와 아이돌 사이에서 그녀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파란색 가발을 다시 한번 쓰며, 지영은 답장을 시작했다. 거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마치 무대 조명처럼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