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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재회

아이돌의 재회: 십 년 후의 무대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이던 그 순간, 나는 열여덟의 그녀를 다시 보았다. 무대 위에서 눈부시게 빛나던, 한때 내 모든 것이었던 소녀를.

"이제부터 4분 뒤에 방송 시작합니다. 출연자 여러분 준비해주세요." 스태프의 목소리가 대기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 지금은 인기 음악 프로그램의 PD가 된 나는 모니터 앞에서 다음 출연진을 확인했다. '레드스타'라는 이름으로 컴백하는 베테랑 아이돌 그룹. 하지만 내 시선은 오직 한 사람, 메인 보컬 윤서아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무대 조명이 하나씩 켜지고,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걸어 나왔다. 십 년 전 데뷔 무대에서 보았던 그 떨림과 설렘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단지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아슬아슬한 신인이 아닌, 수많은 무대를 지나온 베테랑의 여유가 그녀의 눈빛에 깃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헤드셋을 통해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1번 카메라, 조금 더 왼쪽으로 움직여줄래요?" 내 숨이 멎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PD님, 괜찮으세요?" 옆에 있던 AD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정신을 차렸다.

모니터 속 서아는 무대를 완벽하게 장악했다. 한때 그녀의 최대 팬이었던 내가 이제는 그녀의 무대를 연출하는 PD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날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십 년 전, 그녀의 첫 팬미팅에서 떨리는 손으로 CD에 사인을 받던 열여섯 소년을.

공연이 끝나고 대기실로 향했다. 문득 그녀와 마주쳤다. "수고하셨습니다, PD님." 그녀가 먼저 인사했다. 나는 침착함을 가장하며 고개를 숙였다.

"좋은 무대였습니다."

그때 그녀의 시선이 내 손목에 고정되었다. 시간이 멈춘 듯했다. 그곳엔 그녀가 데뷔 10주년 기념으로 팬들에게 선물했던 한정판 팔찌가 있었다.

"혹시..." 그녀의 눈이 커졌다. "정민... 씨?"

놀라움에 말문이 막혔다. 그녀가 나를 기억한다는 사실에.

"첫 번째 팬미팅에서 만났죠. 그때 저한테 '꿈을 이루면 꼭 다시 만나자'고 했던..."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시간은 거꾸로 흘러, 우리는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갔다. 무대와 객석, 아이돌과 팬이라는 경계를 넘어, 두 개의 꿈이 마침내 한 지점에서 만나는 순간.

무대 위의 조명이 모두 꺼진 후에도, 우리의 재회는 가장 밝은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