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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아이돌

학교의 이중생활: 평범한 교실 속 비밀 아이돌

교실 형광등이 깜빡이는 순간, 모두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평범한 고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나는 또다시 정체를 숨겨야 했다. 어젯밤 만원 관중 앞에서 반짝이던 그 눈빛들과는 전혀 다른, 무심하거나 지루함이 가득한 눈빛들이었다.

"김하은, 지난 시간 숙제 제출했니?"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연습실에서 새벽 4시까지 안무를 반복하느라 숙제는 커녕 샤워할 힘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그저 평범한 17살 여고생이니까.

"죄송합니다, 선생님. 오늘 점심시간까지 제출하겠습니다." 내 목소리는 무대 위에서의 당당함과는 거리가 먼, 작고 조심스러웠다. 교실 뒤편에서 누군가 '공주병이래' 하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내가 늘 피곤해 보이는 이유가 밤새 온라인 게임을 한다고 믿고 있었다.

점심시간, 음악실 구석에 숨어 도시락을 먹으며 새 안무를 연습했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내 얼굴에 닿을 때마다 어젯밤 무대의 조명이 떠올랐다. "클라우드 나인의 하늘(본명: 김하은)! 데뷔 6개월 만에 음원 차트 1위!" 매니저의 축하 문자가 방금 도착했지만, 기쁨을 나눌 친구 하나 없는 이 공간이 갑자기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다.

그때, 음악실 문이 열리며 윤서진이 들어왔다. 학년에서 가장 인기 많은 남학생이자, 우리 반 반장이었다.

"여기서 뭐해?" 그의 목소리에 나는 황급히 핸드폰을 감췄다.

"그냥... 좀 조용히 있고 싶어서." 내가 대답했다.

서진은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의자에 앉았다. "사실... 어젯밤에 봤어." 그의 말에 내 심장이 멈춘 듯했다. "네 무대. 티켓 구하기 진짜 힘들더라."

얼어붙은 내게 그는 미소를 지었다. "비밀 지켜줄게. 대신 질문 하나만 해도 될까? 왜 학교에선 이렇게 다른 사람처럼 지내?"

창문 너머로 교정에서 웃고 떠드는 아이들이 보였다. "저기 있는 게 진짜 내 모습일 것 같았어. 무대 위의 나는... 어쩌면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고. 근데 지금은 둘 다 내가 아닌 것 같아."

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진짜 너는 어디 있는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도 전에 종소리가 울렸다. 서진은 일어나며 말했다. "오늘 공연 영상 봤는데, 마지막에 네가 팬들 향해 인사할 때... 그때만큼은 진짜 너 같았어. 웃는 게 예뻤어."

그날 오후, 교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생각했다. 어쩌면 학교의 김하은과 무대 위의 하늘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둘 다 내 모습이고, 이중생활이 아니라 그저 내 삶의 다른 면일 뿐이라고. 스마트폰으로 새 노래 가사를 적으며, 처음으로 학교 옥상에서 바라본 하늘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번엔 가면을 쓰지 않은, 진짜 내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