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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연애

아내의 연애: 가면 뒤의 진실

나는 내 아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지 정확히 3년 2개월 하고도 7일째다. 우연히 발견한 그녀의 일기장에서 다른 남자의 이름이 내 이름보다 더 자주 등장했을 때, 나는 그것을 덮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기로 했다.

오늘도 미연은 향수 냄새를 진하게 풍기며 집을 나섰다. "회사 회식이 있어요. 늦을 거예요." 그녀의 말에 나는 익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거실 창문으로 그녀가 택시에 올라타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녀의 빨간 원피스가 저녁 노을처럼 번져가는 풍경을 담담히 바라봤다. 택시가 출발하자 나는 옷장 한쪽에 숨겨둔 소형 녹음기를 꺼냈다. 하루 종일 그녀의 핸드폰에 남겨질 모든 대화를 녹음하는 장치였다.

저녁을 혼자 먹으며 나는 우리의 결혼사진을 바라보았다. 웃고 있는 그녀의 눈에는 내가 지금 알아보는 빛이 없었다. 그 빛은 그녀가 '그 남자'를 만날 때만 나타난다. 내가 결혼 전 그녀의 눈에서 보았던 바로 그 빛이다.

식사를 마치고 녹음기를 재생했다. 그녀의 목소리와 '그 남자'의 목소리가 웃음소리와 함께 흘러나왔다. "오늘 입은 빨간 원피스, 정말 예뻐." 그 남자의 칭찬에 미연은 수줍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는 내게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는 소리였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소리에 묻혀 나는 녹음을 계속 들었다. 그들의 대화는 점점 더 친밀해졌고, 이내 카페를 떠나 호텔로 향하는 발걸음 소리가 녹음됐다. 나는 녹음기를 껐다. 더 이상의 증거는 필요 없었다.

거실 시계가 11시를 가리켰을 때, 현관문이 열렸다. 비에 젖은 미연이 들어왔고, 그녀의 눈은 여전히 반짝였다. "회식이 어땠어?" 내 질문에 그녀는 지루했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별거 없었어요. 늘 그렇듯이." 그녀의 립스틱은 희미하게 번져 있었고, 원피스의 지퍼는 조금 내려가 있었다.

그녀가 샤워하러 간 사이, 나는 녹음기를 다시 원래 자리에 숨겼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우리의 결혼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이랬는지도 모른다.

샤워를 마친 미연이 침대에 누웠다. "사랑해요." 그녀가 습관처럼 내게 말했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사랑해." 이것이 우리의 일상이었다. 서로를 속이는 부부의 일상.

다음 날 아침, 출근하는 그녀에게 나는 말했다. "오늘 저녁에는 특별한 데이트를 준비했어." 그녀의 눈이 잠시 흔들렸다. "오늘요? 오늘은... 회사에 중요한 일이..." 나는 그녀의 말을 자르며 미소 지었다. "내가 예약한 레스토랑은 당신이 '그 남자'와 자주 가는 곳과 같은 곳이야."

그녀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그 순간 알았다. 나도 결국 그녀만큼이나 가면을 쓰고 있었다는 것을. 서로의 가면을 벗기는 순간, 우리는 처음으로 진실된 눈빛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