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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재회

아내와의 재회: 시간의 저편에서

마지막으로 아내를 본 건 2년 전, 병실의 차가운 형광등 아래에서였다. 오늘, 나는 같은 병원 로비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알아볼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서지원 씨. 오늘은 기분이 어떠세요?" 간호사의 친절한 목소리가 로비에 울렸다. 내 아내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내가 십 년간 사랑했던 바로 그 미소였다. 알츠하이머가 그녀의 기억을 앗아갔지만, 미소만은 그대로였다.

병원 로비 벤치에 앉은 그녀 옆으로 다가갔다. 커피 자판기에서 뽑은 따뜻한 아메리카노 두 잔을 들고. 그녀가 항상 좋아했던. 하지만 이제 그녀는 그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여기 앉아도 될까요?" 내가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낯선 이에게 베푸는 일상적인 친절함으로.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나는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네, 정말 그렇네요.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뜻해요."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내 심장을 울렸다. 그녀의 손에 커피를 건넸다. 우리 손가락이 스쳤을 때, 그녀의 눈에 잠시 혼란이 스쳤다. 무언가를 기억해내려는 듯한 표정.

"고맙습니다만... 우리 전에 만난 적 있나요?"

숨이 멎는 듯했다. "아니요, 처음입니다." 나는 거짓말했다. 매주 목요일, 2년째 이어진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그녀의 손목에 달린 실버 팔찌가 햇살에 반짝였다. 우리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내가 선물했던 것. 그녀는 여전히 그것을 차고 있었다. 기억은 사라졌지만, 습관은 남아있었다.

"이 팔찌 참 예쁘네요," 내가 말했다.

"고마워요. 누가 선물해 준 건데... 누구였더라..." 그녀의 눈이 흐려졌다. "가끔 기억이 안 나는 것들이 있어요. 의사 선생님은 그럴 수 있대요."

우리는 30분 동안 날씨와 병원 음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 만난 타인처럼. 하지만 그녀가 웃을 때, 커피를 마시며 작게 신음할 때,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길 때... 모든 순간이 나에겐 재회였다.

떠날 시간이 됐다. 그녀를 치료실로 데려갈 간호사가 다가왔다.

"다음 주 목요일에도 여기 오실 거예요?" 놀랍게도 그녀가 물었다.

"네, 올 겁니다. 매주 목요일에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저도 여기 있을 것 같아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당신과 이야기하니 편안해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요."

간호사가 그녀를 데려갈 때, 그녀는 고개를 돌려 미소 지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기억은 사라질지 몰라도, 사랑은 몸에 새겨진다는 것을. 매주 목요일, 나는 아내와 재회한다. 그리고 그녀의 영혼 어딘가에서, 그녀도 나와 재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