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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자

아이돌의 달콤한 과자: 빛나는 무대 뒤 숨겨진 맛

지훈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입술 끝을 살짝 올려 미소 짓는다. 연습했던 그대로다. 너무 환하게 웃지 말 것. 눈을 반짝이되 과하게 빛내지 말 것. 완벽한 아이돌의 미소는 과자처럼 달콤하되 금방 녹아내리지 않는 단단함이 필요했다.

"지훈씨, 오늘도 역시 완벽하네요! 팬들이 열광할 것 같아요." 스타일리스트의 칭찬에 그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대기실로 돌아온 지훈은 거울 앞에 앉아 메이크업이 지워진 자신의 얼굴을 바라봤다. 푹 꺼진 눈 밑 다크서클과 창백한 피부가 낯설지 않았다. 데뷔 3년 차, 이제는 익숙해진 풍경이었다.

지훈은 주머니에서 작은 과자 봉지를 꺼냈다. 데뷔 전부터 좋아했던 달콤한 과자. 그것은 그에게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유일한 위안이었다. 무대 위에서는 절대 보여줄 수 없는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의식이었다. 회사에서는 알면 안 됐다. 아이돌에게 살찌는 것보다 더 큰 죄는 없으니까.

"야, 또 먹어?" 문이 열리며 동료 멤버 태현이 들어왔다. 지훈은 급히 과자를 숨기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괜찮아, 말 안 할게. 그런데... 너 요즘 좀 이상해. 무슨 일 있어?"

지훈은 머뭇거리다 과자 봉지를 태현에게 건넸다. "이거 맛봐."

태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과자를 한 개 집어 먹었다. "응? 뭐야, 이거... 맛없는데?"

"그렇지?" 지훈이 쓴웃음을 지었다. "난 3년째 이 맛없는 과자를 먹고 있어. 처음엔 달콤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무 맛도 안 나. 그런데도 계속 먹게 돼. 습관처럼."

지훈은 거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웃는 것처럼. 이제는 아무 느낌도 없지만, 그래도 계속하는 거야. 습관처럼."

태현은 잠시 침묵했다. "너... 그만둘 생각이야?"

"아니." 지훈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냥 가끔은... 진짜 맛있는 과자를 먹고 싶어. 진짜 웃음을 짓고 싶다고. 카메라 앞이 아닌 곳에서."

다음 날, 팬 사인회에서 한 소녀가 지훈에게 다가왔다. "오빠, 제가 직접 만든 과자예요." 소녀는 수줍게 작은 상자를 건넸다. 무대 위에서 완벽했던 지훈의 표정이 잠시 흔들렸다. 그는 상자를 열어 조심스럽게 하나를 집어 먹었다.

그 순간, 지훈의 눈이 커졌다.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익숙하면서도 낯선 맛이 입 안에 퍼졌다. 그는 처음으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환하게 웃었다. 아이돌로서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그날 밤, 지훈은 일기장에 이렇게 썼다. "오늘 나는 진짜 과자를 맛봤다. 언젠가 나는 진짜 나의 맛을 되찾을 수 있을까. 무대의 불빛이 꺼진 후에도 빛날 수 있는 그런 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