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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노래

아이돌의 노래: 세상에 들리지 않는 목소리

조명이 꺼지는 순간, 나는 다른 사람이 된다. 무대 위에서 눈부신 빛을 받으며 서 있는 나와 어둠 속에 숨어 울고 있는 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다.

오늘도 나는 완벽한 웃음을 지으며 무대에 올랐다. 형광색 팔찌를 흔드는 팬들의 함성이 귀를 때리고, 반짝이는 의상이 피부를 찌르는 느낌이 든다. 안무가 몸에 배어 있어 생각하지 않아도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 달콤한 멜로디가 내 입에서 흘러나오지만, 그것은 진짜 내 목소리가 아니다.

"준호, 오늘도 최고였어!" 매니저의 말에 나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숙인다. 대기실로 돌아온 나는 거울 앞에 앉아 천천히 화장을 지운다. 지워질수록 드러나는 것은 창백한 얼굴과 생기 없는 눈동자. 아이돌 준호가 아닌, 스물넷 이준호의 모습이다.

데뷔한 지 7년. 나는 내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조차 쓸 수 없다. 회사가 정해준 이미지, 작곡가가 만든 멜로디, 작사가가 쓴 가사. 내 것은 하나도 없다. 목소리마저도 프로듀서의 요구대로 변형되어 녹음실을 나온다.

어젯밤, 나는 몰래 작은 작업실에 들어갔다. 아무도 모르게 적어둔 가사와 흥얼거리며 만든 멜로디를 녹음했다. 그것은 화려한 조명 아래서 부르는 노래와는 달랐다. 아픔, 외로움, 진실이 담긴 노래였다.

"준호야, 내일 새 앨범 컨셉 회의야. 핑크색 머리로 염색하자. 청량한 여름 노래로 승부할 거야." 매니저의 문자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팬들에게 쓴 편지를 마무리하며, 나는 몰래 USB를 봉투에 넣었다. 내 진짜 노래가 담긴 USB.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진짜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날 아침, 소속사 사장실 앞에 서서 나는 떨리는 손으로 사직서를 들고 있었다. 회의실에서는 새 앨범 회의가 시작되고 있었다. 노크를 하기 전, 휴대폰에 올라온 기사를 보았다.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의 자작곡 유출... 소속사 당혹"

갑자기 울리는 전화. 매니저의 다급한 목소리.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평온했다. 처음으로 내 노래를 세상이 들었다. 무대 위에서 수만 번 불렀던 노래보다, 어둠 속에서 혼자 부른 이 한 곡이 진짜 나의 첫 노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