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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스트레스

아이돌의 스트레스: 완벽한 미소 뒤에서

카메라가 꺼지는 소리는 마치 감옥의 철문이 열리는 소리와 같았다. 민지는 그제야 얼굴에 붙들고 있던 미소를 놓아주었다. 근육이 경직된 것처럼 뻐근했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우리 민지." 매니저의 말에 그녀는 고개만 끄덕였다. 대기실로 향하는 복도는 이상하게도 항상 너무 길게 느껴졌다. 하이힐이 딱딱한 바닥을 치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똑. 똑. 똑. 그 소리조차 규칙적이어야만 했다. 아이돌에게는 모든 것이 안무였으니까.

대기실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지우는 동안, 민지는 자신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반짝이는 아이섀도우 아래 숨겨진 피로, 완벽하게 그려진 아이라인 너머의 불안. 그것은 팬들은 결코 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물티슈가 피부를 스칠 때마다 그녀는 조금씩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왔다.

"내일 스케줄은 새벽 4시 출발이니까 일찍 자." 매니저가 문을 닫고 나가자, 민지는 가방에서 작은 노트를 꺼냈다. 오늘의 카운트다운: 악플 78개, 미소 짓기 342분, 잠 3시간, 식사 1회, 물 2잔. 어제보다 악플은 줄고 미소는 늘었다. 진보인가?

휴대폰이 울렸다. 어머니였다. "아가, 오늘 방송 봤어. 너무 예뻤어." 민지는 입술을 깨물었다. 어머니에게는 말할 수 없었다. 방송 직전 화장실에서 토했다는 것, 무대 위에서 현기증이 일어 다른 멤버의 어깨를 살짝 잡았다는 것, 그리고 그 장면이 SNS에서 '민지 컨디션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을.

"고마워요, 엄마. 나 괜찮아요."

통화를 마치고 민지는 샤워기 아래 서서 오늘의 자신을 씻어냈다. 뜨거운 물이 피부에 닿을 때, 그녀는 비로소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이곳에서만큼은 완벽하지 않아도 되었다. 스트레스는 물과 함께 소용돌이치며 내려갔다. 일시적으로.

침대에 누워 민지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네가 선택한 길이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맞다. 그녀가 선택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가져올 모든 것을 알았을까? 끝없는 비교, 24시간의 평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 스트레스를.

알람을 맞추며 민지는 내일 사용할 미소를 연습했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완벽했다. 너무 완벽해서 거짓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가? 아이돌에게 진실과 연기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무대 위든 아래든, 연기는 계속되어야 했다.

민지는 알람을 끄고 불을 껐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내일도 빛날 거야." 그녀는 속삭였다. 하지만 정작 그 말을 믿는 건 팬들뿐, 자신은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민지는 눈을 감았다. 3시간 뒤, 그녀는 다시 완벽한 아이돌로 깨어날 것이다. 미소 지을 준비를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