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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자기계발

아이돌의 자기계발: 완벽한 불완전함

화려한 무대 위에서 마지막 포즈를 취했을 때, 귀청을 때리는 함성 소리 너머로 나는 언제나 적막한 침묵을 듣는다. 나, 차유진. 데뷔 5년 차 걸그룹 '스타더스트'의 메인보컬이자 사람들이 부르는 '완벽한 아이돌'이다.

오늘도 안무 연습실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으로 가득 차 있다. 땀에 젖은 연습복, 헝클어진 머리, 통증이 찌르는 허리. 새벽 3시, 멤버들은 모두 기숙사로 돌아간 지 오래다. 거울 속 내 눈은 공허하게 빛난다. 완벽해 보이는 퍼포먼스 뒤에는 항상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의 나만 남는다.

"더 좋아져야 해. 더 완벽해져야 해." 15번째 반복하는 안무 동작. 내 입에서 나오는 주문 같은 말. 자기계발서가 가득한 내 서재에서 가장 닳은 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인데, 그것마저 완벽하게 독파하지 못했다는 아이러니한 죄책감이 있다.

핸드폰에 저장된 수천 개의 자기계발 어플리케이션. 스케줄표는 빼곡하다. 5:00 기상, 5:30 명상, 6:00 발성 연습, 7:00 외국어 공부. 스케줄 사이의 쉬는 시간조차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쉴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데 쓰인다.

어제 팬미팅에서 만난 열네 살 소녀가 내게 말했다. "언니는 어떻게 그렇게 완벽할 수 있어요? 저도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웃었다. 도대체 누가 완벽하다고 했을까.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언제나 부족함으로 가득 찬 사람인데.

오늘도 안무 연습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자기계발 오디오북을 틀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아침 습관' 챕터 23. 이어폰을 꼽았지만, 문득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야경이 번져 보였다. 언제부터인가 모든 빛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날 밤, 처음으로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고 잠들었다. 새벽에 깼을 때 묘한 불안감이 밀려왔다. 시간을 낭비한 것 같은 죄책감. 하지만 이상하게도 몸은 가벼웠다.

다음 날 기획사에서 주간 피드백 회의가 있었다. 대표님이 말했다. "유진씨, 요즘 무대에서 뭔가 부족해. 더 노력해야겠어." 항상 듣던 말이었지만, 오늘은 다르게 들렸다. 방금 전까지 의자에 앉아 내 퍼포먼스 영상을 보며 '여기도 완벽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던 그 사람이, 갑자기 다른 누군가의 불완전함을 지적하고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기계적으로 대답했지만, 내 머릿속에선 다른 생각이 맴돌았다. 완벽해지기 위한 자기계발에 몰두하면서, 정작 내가 누구인지를 잃어버린 건 아닐까?

그날 밤, 연습실 거울 앞에 다시 섰다. 하지만 이번엔 안무를 추지 않았다. 그냥 거울 속 나를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완벽하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보려고 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 진정한 자기계발은 어쩌면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