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아이돌초콜렛

달콤한 함정: 아이돌과 초콜렛

내 이름은 연습생 기록지에 '김태현, 18세'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론 'K엔터테인먼트' 소속 비밀 요원이다. 오늘의 임무는 신인 걸그룹 '스위트라벨'의 메인 보컬 지유가 누군가에게서 계속 받고 있는 의문의 초콜렛 상자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다.

"오빠, 또 초콜렛이 왔어요!" 연습실에 들어서자 지유가 반짝이는 눈으로 보라색 리본이 묶인 하트 모양 상자를 들어 보였다. 그녀의 하얀 손가락이 리본을 풀고 뚜껑을 열었을 때, 초콜렛 특유의 달콤한 향기가 공기 중에 퍼졌다. 완벽하게 정렬된 12개의 초콜렛 트러플이 보석처럼 빛났다.

"누가 보냈는지 이번에도 모르겠어?" 무심한 척 물었다. 지유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 나는 그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비밀 팬이겠죠. 요즘 데뷔 준비로 스트레스 받는데, 이런 선물이 힘이 돼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와, 이건 진짜 맛있어요! 오빠도 하나 드세요."

나는 미소지으며 거절했다. 사내 정보에 따르면, 이 초콜렛은 경쟁사 CEO의 아들이 보내는 것으로 의심됐다. 이런 접촉은 데뷔를 앞둔 아이돌에게 치명적인 스캔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더 걱정되는 건 초콜렛 자체였다. 지난주부터 지유의 연습 퍼포먼스가 미묘하게 변했다. 더 감정적이고, 때로는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지유야, 이거 먹기 전에 회사에서 검사 좀 해보자." 진지하게 제안했다.

"왜요? 그냥 팬 선물인데..." 지유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날 밤, 나는 지유의 라커를 몰래 열었다. 그곳에는 일주일치 초콜렛 상자와 함께 작은 편지들이 있었다. 마지막 편지를 펼쳤을 때, 내 호흡이 멈췄다.

'지유에게, 매일 하나씩 먹으면, 데뷔 날 우리가 만날 수 있어. 이 초콜렛은 네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해줄 거야. 믿어줘. - H'

다음 날 아침, 검사 결과가 나왔다. 초콜렛에는 미량의 향정신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었다. 중독성은 없지만, 감정을 고조시키고 일시적으로 성대 근육을 이완시켜 음역대를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아이돌의 목소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위험한 시도였다.

지유에게 진실을 알려주려던 순간, 그녀는 이미 알고 있다고 고백했다. "데뷔가 제 인생의 마지막 기회예요. 조금만 더 잘하고 싶었어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반짝이는 무대 위의 아이돌이라는 달콤한 꿈을 위해, 그녀는 이미 독이 든 초콜렛을 선택한 것이다.

때로는 가장 달콤한 유혹이 가장 위험한 함정이 된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 아이돌이라는 화려한 포장지 속에 숨겨진 쓴맛을 모두가 알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그 달콤함에 취하길 원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