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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포켓몬

아이돌 포켓몬: 스타더스트 배틀

"모든 아이돌은 자신만의 포켓몬을 가지고 있어. 그게 이 바닥의 법칙이야." 매니저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 마스터즈'의 결승전 무대 뒤에서, 나는 떨리는 손으로 몬스터볼을 쥐고 있었다. 평범한 연습생에서 국민 아이돌 그룹의 마지막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자리까지 왔지만,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였다.

무대 위에서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댄스 배틀이, 그 직후에는 각자의 파트너 포켓몬과 함께하는 퍼포먼스 배틀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 파트너인 이브이는 작고 평범했다. 상대방 지원자의 화려한 파이어로와 비교되는 존재였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한 4년의 시간은 그 누구보다 특별했다.

"30초 전입니다!" 스태프의 외침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무대 옆에서 대기하며 예의 그 미소를 짓고 있는 라이벌 지훈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그는 내가 알고 있었다. 이브이가 아직 진화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최선의 선택'이라며 강요했던 진화를 끝내 거부한 나의 고집을.

무대에 올라서자 관객들의 함성이 귀를 때렸다. 댄스 배틀은 예상대로 팽팽했다. 하지만 지훈의 파이어로가 화려한 불꽃 쇼로 관중을 사로잡았을 때, 나는 절망을 느꼈다. 내 차례가 왔다. 이브이를 불러내자 관객석에서 실망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너무 평범해." "저렇게 약해 보이는 포켓몬으로 뭘 보여준다는 거지?"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그때였다. 이브이의 눈이 나와 마주쳤다. 4년간 함께한 동반자, 내 슬픔을 나누고 기쁨을 배가시켰던 친구. 무대 조명 아래서 이브이의 갈색 털이 은은하게 빛났다. 마치 별빛처럼.

"이브이, 우리가 연습했던 대로... 스타더스트 댄스!"

음악이 흐르자 이브이가 내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몸에서 은은한 빛이 퍼져나갔다. 그것은 진화의 빛이 아니었다. 이브이 특유의, 어떤 형태로도 진화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빛이었다. 우리의 안무가 절정에 달했을 때, 이브이의 몸에서 일곱 가지 색의 빛이 폭발하듯 퍼져나갔다. 빛은 무대 위에 일곱 가지 이브이의 진화형 환영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모두 내 춤을 함께 추고 있었다.

관객들은 숨을 죽였다가 이내 폭발적인 함성을 질렀다. 진화를 강요받는 세상에서,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품은 채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이다.

결과 발표 순간,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우승이었다. 무대 위에서 이브이를 안아들며 귓속말을 했다. "넌 절대 진화시키지 않을 거야. 너의 특별함은 바로 그 무한한 가능성에 있으니까." 이브이의 눈에서 별빛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때로는 가장 평범해 보이는 것이 가장 특별한 빛을 품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세상에 증명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