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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유튜버

여름의 유튜버: 일시적 빛의 기록자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 그녀의 유튜브 채널에는 조회수 백만이 넘는 영상이 올라왔다. 죽음과 인기는 같은 시간에 도착했다.

엄마의 채널명은 '여름날의 소소한 행복'이었다. 처음엔 정원 가꾸기 영상으로 시작했다. 푸른 토마토가 붉게 익어가는 과정, 아침이슬에 젖은 국화꽃, 창가에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가요. 구독자는 처음엔 십 명에서 시작해 천 명, 만 명으로 불어났다. 말기 암 진단을 받고도 엄마는 매일 영상을 올렸다. "오늘의 행복은 이 햇살이야"라며 병실 창문을 비추던 그 순간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우리 엄마가 어떻게 유튜버예요?" 처음 엄마가 채널을 만들었을 때 나는 쏘아붙였다. 육십 넘은 나이에 일부러 구식으로 보이는 원피스를 입고 정원을 거니는 모습이 내겐 구닥다리였다. 하지만 그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엄마의 정원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오아시스였던 것이다.

엄마가 암 투병 사실을 커밍아웃했을 때 구독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인스타그램, 틱톡에서도 엄마의 영상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죽음을 앞둔 여인의 행복 찾기 프로젝트. 사람들은 그 진정성에 눈물을 흘렸다. 나는 구독자들이 엄마의 불행을 소비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는 달랐다.

"난 내 여름을 기록하는 거야. 마지막 여름이라도 기쁨은 있어. 그걸 나누는 게 왜 나쁘니?"

장례식장에는 알 수 없는 얼굴들이 가득했다. 온라인에서만 엄마를 알던 구독자들이 찾아온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울증을 이겨낸 대학생, 암을 앓고 있는 또 다른 환자,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외국인까지. 엄마의 일상은 그들에게 위로였다.

장례를 마치고 엄마의 유튜브 계정 비밀번호를 찾았다. 마지막으로 올린 영상은 내가 어릴 적 함께 간 해변가 사진들이었다. 배경에는 엄마가 좋아하던 노래 '여름날의 추억'이 흘렀다. 영상 마지막에는 메시지가 있었다.

"내 인생의 마지막 여름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여서 행복했어요. 여러분의 여름도 언젠가는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겠지만, 그래도 매 순간이 빛나는 걸 잊지 마세요."

다음 날, 나는 엄마의 카메라를 들고 정원으로 나갔다. 빨간 토마토 하나를 따서 카메라 앞에 들어올렸다. "오늘부터 제가 '여름날의 소소한 행복'을 이어갑니다. 어머니가 남기신 행복의 기록이 계속되길 바라며..." 녹화 버튼을 눌렀다. 여름 햇살이 내 눈물을 금빛으로 물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