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친과의 재회: 열두 번의 봄
내가 그녀의 향기를 다시 맡았을 때, 시간은 열두 번의 봄을 거슬러 올라갔다. 커피숍 문을 열자마자 느껴진 그 달콤하고 쌉싸름한 향. 민지의 독특한 향수는 언제나 그랬다. 재스민과 바닐라가 섞인 듯한, 그러나 어디에도 없는 그녀만의 향기.
"늦었네,"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는 예전 그대로였지만, 짧게 자른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새롭게 만들고 있었다. 대학 시절 여사친이었던 그녀는 이제 서울의 한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변호사가 되어 있었다. 우리 사이에는 12년의 시간이 가로놓여 있었다.
"교통체증," 나는 변명했다. 사실은 그녀를 만날 용기를 내는 데 카페 앞에서 15분을 소비했다. 한때는 매일 만나던 우리였는데. 대학 시절, 그저 친구로서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우리.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지난 시간들을 훑었다. 그녀의 성공적인 커리어, 내 실패한 사업과 새로운 시작,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끼어든 다른 이들과의 인연들. 그녀는 결혼했다가 이혼했고, 나는 아직 독신이었다.
"기억나? 우리가 졸업 전날 밤," 그녀가 물었다. 테이블 위에서 그녀의 손가락이 불안하게 움직였다. 그날 밤, 우리는 캠퍼스의 잔디밭에 누워 별을 세며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취기 속에 거의 키스할 뻔했던 순간. 그러나 누군가의 전화로 그 순간은 영원히 '거의'로 남았다.
"물론," 내가 말했다. "네가 말했지. '우리 10년 후에 만나자'고."
그녀의 눈이 커졌다. "그런 약속을 했었나? 기억나지 않아."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진정성이 내 심장을 찔렀다. 12년이 지났는데, 내가 혼자 간직한 약속이었을까?
"SNS에서 우연히 너를 발견했을 때," 그녀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묘한 기분이었어. 너는 내 기억 속에서 항상 스물셋으로 멈춰 있었거든."
창밖으로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카페의 스피커에서는 대학 시절 우리가 자주 들었던 노래가 흘러나왔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가끔 생각해," 내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만약 그날 밤 전화가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녀의 커피잔을 들어 내 잔에 부딪혔다. 작은 소리가 울렸다.
"지금 우리는 여기 없었을 거야,"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난 그 전화에 감사해."
우리는 침묵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여사친으로서의 우리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의 재회는 새로운 시작일 수도, 완전한 끝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저 시간만이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테이블 위에서 우리의 손이 닿았을 때, 열두 번의 봄이 한 순간으로 압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