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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운동

여행의 운동: 달리는 삶의 방향

버스가 멈추자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마지막 정류장입니다." 하지만 나는 내릴 생각이 없었다. 이것이 내 여행의 시작이었으니까.

한 달 전, 의사는 내 심장이 서서히 멈춰가고 있다고 했다. 나이 마흔에 받은 사형선고였다. "운동을 해보세요.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겁니다."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의 눈빛엔 이미 포기가 담겨 있었다.

버스 기사가 백미러로 나를 쳐다봤다. "내리셔야 합니다." 난 고개를 저었다. "다음 노선도 타겠습니다." 기사는 한숨을 쉬며 다시 출발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낯선 풍경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동네의 모습이 내 눈을 간지럽혔다.

이틀 전,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20년 다닌 회사를 하루아침에 그만두자 모두가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정신이 돌아온 기분이었다. 평생 가보지 않은 곳을 가보기로 한 것이다.

버스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창문을 열자 신선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파고들었다. 오랫동안 숨 쉬는 법을 잊고 살았던 것 같았다. 벤치에 앉아 깊게 심호흡했다. 그리고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천 걸음이 한계였다. 다음날은 천오백 걸음. 사흘째 되는 날, 나는 작은 산책로를 완주했다. 내 심장은 격렬하게 뛰었지만, 이상하게도 고통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증거 같았다.

여행은 계속되었다. 버스를 타고, 내려서 걷고, 또 다른 버스를 탔다.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걸을수록 숨이 트이고, 여행할수록 마음이 가벼워졌다. 내 심장은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았다.

두 달이 지났을 때, 나는 처음으로 달리기를 시도했다. 공원 한 바퀴를 완주했을 때, 눈물이 흘렀다. 세 달이 지났을 때, 나는 의사를 다시 찾아갔다.

"놀랍군요." 의사는 검사 결과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심장 기능이 30%나 회복되었어요. 도대체 어떻게 한 거죠?"

"여행을 했어요," 내가 대답했다. "그리고 운동도요."

오늘, 나는 마라톤에 참가했다. 결승선을 통과하진 못했지만, 그게 중요한가? 내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심장이 뛰는 한, 내 발걸음도 계속될 테니까. 때로는 목적지보다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다음 여정을 계획하며 생각한다. 삶이란 결국 끊임없는 여행이고, 우리 몸은 그 여행을 위한 가장 충실한 운동 도구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