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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간식

연애의 간식: 사랑의 작은 조각들

사랑이 처음 내 삶에 들어왔을 때, 그것은 포장지 안의 간식처럼 달콤하고 가벼웠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우리의 관계는 늘 그런 식이었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매일 밤 11시 37분, 정확히 그 시간에 들어오는 그녀를 알아챘다. 검은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항상 같은 자리에 놓인 허니버터칩을 집어 들던 그녀.

"오늘은 딸기맛 우유가 들어왔어요." 용기를 내어 말을 건넸던 그날,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형광등 아래서 그녀의 입술이 살짝 올라가는 모습은 초콜릿이 녹는 것처럼 달콤해 보였다.

우리의 연애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간식같은 만남들. 퇴근 후 한강에서 나눠 먹는 컵라면, 영화관에서 몰래 꺼내 먹던 젤리, 그녀의 집 앞에서 헤어질 때 나누던 민트 껌 한 조각. 사소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식사였다.

"인생은 간식과 같아." 그녀가 말했다. "먹는 순간은 짧지만 그 맛은 오래 남아." 당시에는 그저 귀여운 말장난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 말에는 우리 관계의 본질이 담겨 있었음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여섯 달째 되던 날, 그녀의 문자가 왔다. '오늘은 만날 수 없어. 미안해.' 간단했지만, 나는 알았다. 간식을 먹는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그날 저녁, 평소처럼 편의점에 나타난 그녀는 허니버터칩 대신 다른 과자를 집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있었다.

진한 음식이 입안에 오래 머무는 것처럼, 연애의 끝은 쓰디쓴 맛으로 남았다.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우리는 결코 메인 요리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저 지나가는 허기를 달래주는 간식 같은 존재였을 뿐.

지금도 밤 11시 37분이 되면, 나는 문득 편의점 냉장고 앞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한다. 딸기맛 우유를 손에 들고, 허니버터칩 앞에서 망설이며. 그때 깨닫는다. 사랑이 항상 풀코스 식사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때로는 짧고 달콤한 간식 같은 사랑도 우리 인생에 필요한 영양분이 된다는 것을.

오늘 밤에도 나는 간식을 고른다. 그리고 기다린다.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그 달콤한 순간을. 어쩌면 사랑이란 결국, 혼자 먹는 간식보다 누군가와 나눠 먹을 때 더 맛있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