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위한 마지막 소개팅
내 인생의 스물일곱 번째 소개팅에서, 그는 정확히 7분 늦게 도착했다.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바늘의 움직임이 유난히 크게 들리는 카페에서, 나는 그 7분 동안 내 인생의 모든 연애를 복기했다.
"죄송합니다, 길이 막혀서요." 문을 열고 들어온 그의 말에서 거짓말 냄새가 났다. 연애 전문가인 나는 첫 만남에서의 지각이 어떤 결말을 가져오는지 통계적으로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정확히 78.3%의 확률로 관계는 3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괜찮아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얼굴에 그려진 미소는 수백 번의 소개팅에서 완벽하게 연습된 것이었다. 너무 eager하지도, 너무 냉담하지도 않은 그 미묘한 경계선.
그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지루한 직장 이야기 대신 최근 읽은 책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했고, 내 말을 끊지 않았으며, 웃음소리가 따뜻했다. 아메리카노에서 올라오는 김이 서서히 사라지는 동안, 우리는 어색함의 벽을 허물고 있었다.
"연애 경험이 많으세요?" 그가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항상 어려웠다. 진실은 지난 5년간 나는 연애 조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다른 사람들의 관계는 완벽하게 분석했지만, 정작 내 연애는 언제나 3개월 차에 벽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글쎄요, 다른 사람들의 연애는 잘 분석하는데 제 연애는..." 솔직함이 튀어나왔다. 평소였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말이었다.
그는 웃었다. "저도 그래요. 직업이 결혼 정보 회사 매니저라 다른 사람들을 매일 연결해주는데, 정작 제 소개팅은 스물일곱 번째인걸요."
나는 얼어붙었다. "스물일곱 번째라고요?"
"네, 오늘이요. 우연이네요?"
커피숍의 소음이 갑자기 멀어졌다.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 순간이었다. 연애 확률 계산기라 불리는 내가 놓친 변수가 있었다. 바로 '운명'이라는.
"사실 저는 오늘 이후로 소개팅을 그만두기로 했어요." 그가 말했다. "더 이상의 인위적인 만남보다는 자연스러운 인연을 기다려보려고요."
이 말에 나의 모든 연애 이론이 무너졌다. 내가 써온 모든 칼럼, 내가 믿던 모든 패턴들이 의미 없게 느껴졌다. 마지막 소개팅에서 만난 우리는, 통계적 오류이자 모든 법칙의 예외였다.
"저도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에요."
우리는 더 이상 소개팅이 아니었다. 이건 연애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쓰는 스토리가 아닌, 우리가 함께 쓰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