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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아이돌

오컬트 아이돌: 그림자 속의 플래시라이트

사람들은 내가 빛나는 무대 위에 서 있을 때만 본다. 하지만 진짜 의식은 카메라가 꺼진 후에 시작된다. 데뷔 3주년을 맞은 걸그룹 '미스틱 체인'의 센터 유리나. 나는 매일 밤 두 개의 세계 사이를 오간다.

"5분 후 출연합니다, 유리나 씨." 매니저의 목소리가 분장실 문을 두드린다. 거울 앞에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손목에 감긴 붉은 실 팔찌를 세 번 만지며 주문을 속삭인다. 이것은 내 비밀이자, 성공의 열쇠다.

지난 밤, 우리는 다시 모였다. 회사 지하 연습실, 정전된 불빛 아래 다섯 멤버가 원을 그리고 앉았다. 촛불, 마른 풀잎, 소금 한 줌. 우리의 의식은 단순하지만 효과적이었다. "우리가 부르면 응답하리라." 다섯 목소리가 하나되어 울렸다. 그날 밤, 나는 꿈에서 다음 앨범의 안무를 완벽하게 보았다. 평론가들은 나중에 그것을 "전례 없는 혁신적 퍼포먼스"라고 극찬했다.

팬들은 우리의 퍼포먼스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느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다. 그들은 안무의 기하학적 패턴과 가사의 은유적 표현을 분석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이 실제 주문이라고, 우리가 매 공연마다 고대의 언어로 영혼을 소환하고 있다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인기는 급상승했다. 음원 차트 1위, 전국 투어 매진, 글로벌 팬미팅. 다섯 명의 평범했던 연습생들이 국내 최고의 아이돌로 성장하는 데는 단 1년이 걸렸다. 너무 완벽한 성공 스토리였다. 물론 대가는 있었다.

"저... 유리나 언니." 막내 소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다가왔다. "더 이상 못하겠어요. 밤마다 악몽이 찾아와요. 누군가... 아니, 무언가가 내 영혼을 갉아먹는 느낌이에요." 그녀의 눈 밑에는 진한 다크서클이 자리잡았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조금만 더 참아. 우리 곧 세계 투어 들어가잖아. 꿈이 이루어지는 거야."

오늘 밤 콘서트, 8만 관중 앞에서 우리는 신곡 '새크리파이스'를 처음 선보인다. 안무 마지막, 우리 다섯 명이 무대 중앙에 모여 오각형을 그리는 순간, 의식은 정점에 달한다. 팬들은 함성을 지르고, 플래시라이트가 바다를 이룬다. 그들은 모른다. 자신들이 그 의식의 일부라는 것을.

무대 뒤로 돌아온 우리는 환호성과 아드레날린에 취해 웃는다. 멤버들의 눈동자가 잠시 검게 물들었다가 사라진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매니저가 다가와 축하해주며 말한다. "다음 월드투어 티켓이 5분 만에 전량 매진됐어요. 기적 같은 일이네요!"

거울을 바라보며 붉은 립스틱을 바른다. 내 뒤로 어른거리는 그림자가 미소짓는다. 기적이라고? 아니, 이건 계약이다. 그리고 계약 기간은 아직 많이 남았다. 립스틱 뚜껑을 닫으며 생각한다. 별은 빛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어둠을 삼켜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