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운동: 달리는 영혼들
심장이 멈추기 전까지 달리는 것은 결코 죽은 자들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날 밤 달리기 대회에서 나는 그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달았다.
새벽 3시, 한강 공원의 조깅 트랙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했다. '유령 마라톤'이라 불리는 이 비공식 대회는 SNS를 통해 입소문으로만 퍼진 행사였다. 참가 규칙은 단 하나.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말 것. 나는 이런 오컬트적 규칙을 가진 운동 이벤트가 재미있을 것 같아 참가했다.
출발선에 선 참가자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창백했다. 땀냄새 대신 묘한 향이 코를 찔렀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 출발 신호가 울렸다. 첫 5km는 평범했다. 하지만 점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 발소리만 들렸다. 다른 주자들의 발자국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 그들은 내 옆에서 달리고 있었다.
달릴수록 몸은 가벼워졌다. 마치 중력이 사라진 듯한 느낌. 붉은 달빛이 트랙을 비추는 가운데 옆을 스치는 주자들의 모습이 흐릿해 보였다.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달리면 달릴수록 과거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중간 지점에 다다랐을 때, 물을 마시려 테이블에 멈춰 섰다. 그리고 실수로 뒤를 돌아보았다. 규칙을 어겼다. 그 순간 보았다. 다른 참가자들은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처럼 희미하게 일그러진 형상이었다. 그들의 발은 지면에 닿지 않았고, 눈은 공허했다. 나는 공포에 질려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1km, 나는 깨달았다. 이 '유령 마라톤'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의식이었다. 달리는 행위는 영혼을 육체에 묶어두는 오컬트적 수단이었다. 지금 내 옆에서 달리는 이들은 한때 이 트랙에서 달렸던 망자들이었다. 그들은 내게 속삭였다. "멈추지 마. 멈추면 우리처럼 돼."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다른 참가자들은 사라졌고, 나만 남았다. 손목의 피트니스 트래커를 확인했다. 심박수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날짜는... 내가 알던 날짜보다 정확히 1년 뒤였다.
오늘도 나는 달린다. 새벽 3시, 한강 공원의 고요한 트랙을 따라. 멈추면 진짜 죽음이 찾아올 테니. 가끔 새로운 주자들이 나타나면, 그들에게 경고하고 싶지만 규칙은 규칙이다. 결코 뒤돌아보지 말 것. 당신도 이 글을 읽는다면, 어두운 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달릴 때,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절대 뒤돌아보지 말기를. 그건 아마 나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