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여친: 너의 숨소리를 알아
숨을 내쉴 때마다 그녀가 말했다. "네가 운동한다는 건 나를 더 사랑한다는 증거야." 내가 그때 그 말의 무게를 알았더라면, 아마 달리기를 멈췄을 것이다.
체육관은 겨울 아침처럼 차가웠다. 쇠 냄새와 오래된 땀 냄새가 공기 중에 섞여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매일 아침 5시에 버티컬 레그 프레스 200kg을 밀어올렸다.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단순한 동작이었지만, 그 안에는 내 모든 절망과 열망이 녹아있었다. 쿵, 쿵, 쿵. 기계가 내는 소리가 내 심장 소리와 일치했다.
"당신이 날 버리지 않게 하려고," 지수는 내 귓가에 속삭였다. "내가 충분히 매력적이게 보이길 원해서." 그녀는 내 단백질 셰이커를 들고 미소지었다. 그 미소가 내 가슴을 쥐어짜며 말했다. 네가 더 노력해야 해. 더 강해져야 해. 더 나아져야 해.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녀가 나를 위해 걱정한다고 믿었다. 그녀가 내 식단을 통제하고, 운동 시간을 체크하고, 근육의 변화를 매일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 사랑의 표현이라 여겼다. 코치보다 더 엄격한 그녀의 훈련 계획표를 내 인생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오늘 복근이 더 선명해졌네," 그녀가 내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고통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인정 한 마디를 위해 나는 더 많은 시간을 체육관에서 보냈다.
어느 날 밤, 과도한 운동으로 다리가 경련을 일으켜 잠에서 깼을 때였다. 지수는 깊이 잠든 채 휴대폰을 베개 밑에 숨겨두고 있었다. 호기심이 나를 지배했다. 그녀의 메시지를 열었을 때, 내 세계가 무너졌다.
"연구 잘 돼가? 그 바보는 아직도 속고 있어?" 익명의 번호에서 온 메시지였다. 그리고 지수의 답장. "완벽해. 이런 극단적 운동 중독이 자아상과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는 따놓은 거나 다름없어. 그는 내 완벽한 실험체야."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2년 간의 관계가 단지 그녀의 심리학 실험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 몸의 모든 변화, 고통, 성취가 그저 그녀의 연구 데이터였을 뿐이라니.
다음 날 아침,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체육관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이유에서였다. 바벨을 들어올리며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위해 운동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이상 지수의 승인을 갈구하지 않았다. 내 숨소리는 이제 나만의 것이었다.
오늘도 나는 달린다. 그러나 이젠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때때로 숨이 거칠어질 때마다, 그녀의 목소리가 아닌 내 심장의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