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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장품

운동하는 화장품: 피부의 반란

내 화장대 위에서 화장품들이 운동을 시작한 건 화요일 밤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피로 때문에 환각을 보는 줄 알았다. 하지만 파운데이션 뚜껑이 스스로 열리고, 액체가 꿈틀거리며 팔굽혀펴기 자세를 취하는 모습은 너무나 선명했다.

"당신은 우리를 무시했어요." 마스카라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매일 아침 우리를 얼굴에 바르면서, 정작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않죠. 우리는 당신의 외모만 가꿀 뿐, 당신의 본질은 바꿀 수 없어요."

나는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화장대 위에서는 이제 모든 화장품이 깨어나 있었다. 립스틱은 몸을 앞뒤로 구부리며 스트레칭을 했고, 아이섀도 팔레트는 색상별로 점프를 하고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건 향수병이 요가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었다.

"나... 나는 바쁘니까..." 변명을 시작했지만, 내 말은 공허하게 울렸다.

"당신은 외면의 아름다움에 집착하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시작돼요." 블러셔가 춤을 추듯 움직이며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당신의 무기력한 삶에 동참하지 않을 거예요."

그날 밤, 나는 화장품들의 운동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작은 병들이 서로를 밀어주고 당기는 소리, 뚜껑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이상하게도 자장가처럼 느껴졌다.

다음 날 아침, 화장대는 평소와 같았지만 모든 화장품은 제자리에 있지 않았다. 그들은 작은 원을 그리며 배치되어 있었고, 그 중앙에는 작은 쪽지가 있었다.

"오늘부터 함께 운동해요. 당신이 한 번 뛰면, 우리는 당신의 피부에 더 오래 머물게요. 당신이 한 번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우리는 당신을 더 빛나게 해줄게요. 당신이 자신을 사랑하면, 우리도 당신을 더 사랑할 수 있어요."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믿을 수 없게도, 운동화를 신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조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거울 속 내 얼굴은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딘가 달라 보였다. 그날 이후 매일 아침, 나는 화장품을 바르기 전에 먼저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화장품의 효과는 더 오래 지속되었다.

때로는 밤중에 일어나 화장대를 바라보면, 희미하게 움직이는 그림자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인지, 내 상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 안에서 시작된 작은 반란이, 결국 내 삶 전체를 바꿔놓았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