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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날씨

마지막 날씨 유튜버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비가 내리는 날, 제가 여러분의 마지막 일기예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난 카메라를 향해 익숙한 미소를 지었다. 구독자 5백만의 날씨 유튜버로서, 이번 방송이 내 커리어의 정점이자 끝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시청자들은 아직 몰랐다.

창밖으로 검붉은 하늘이 펼쳐졌다. 한때는 파랗던 하늘이 이제는 화학물질과 먼지로 얼룩진 캔버스가 되었다. 스튜디오 안은 냉방장치가 최대로 가동되어 차가웠지만, 바깥은 52도의 열파가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땀이 증발하기도 전에 피부에서 수증기처럼 사라지는 그런 열기였다.

"오늘의 기상 특보입니다. 마지막 비구름이 알래스카에서 형성되어 남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지구상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마지막 강수 현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내 목소리는 평소처럼 명랑했지만, 손아귀에 쥔 스크립트는 이미 땀으로 젖어 있었다. 10년 전만 해도 날씨 예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었다. 지금은 재난 뉴스가 되었다. "봄비", "함박눈", "이슬비"같은 단어들은 이제 박물관에나 있을 고어(古語)가 되어버렸다.

"라이브 시청자가 천만을 넘었습니다." 디렉터가 귓속말로 알려왔다. 사람들은 마지막 비를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우리 채널의 드론은 이미 알래스카 상공에 대기 중이었다.

"잠시 후 드론 영상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여러분, 이 순간을 기억하세요. 우리의 아이들은 '비'라는 것을 책에서만 배우게 될 테니까요."

화면이 전환되자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보였다. 물방울들은 마른 대지에 닿기도 전에 증발했다. 채팅창이 폭주했다. 어떤 이들은 울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자신들의 비 추억을 공유했다. 비가 내리는 소리를 녹음한 ASMR 영상이 내 초기 인기 콘텐츠였던 시절이 생각났다.

"방송 후 정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당신의 채널을 국가 기상 알림 시스템으로 활용하고 싶답니다." 디렉터의 메모가 모니터에 떴다. 비가 사라진 세상에서 날씨 유튜버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인공 강우 일정과 물 배급 시간을 알리는 역할이겠지.

마지막 빗방울이 땅에 닿는 순간, 나는 카메라를 향해 한 번 더 미소 지었다. "오늘의 날씨였습니다. 내일은... 내일도 맑겠습니다. 앞으로의 모든 날이 그럴 것입니다."

라이브 방송을 끝내고 스튜디오를 나서는데, 무언가가 내 뺨에 닿았다. 올려다보니, 에어컨에서 응결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마치 하늘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