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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여친

이중생활: 유튜버와 여친 사이

거실에 설치된 링라이트가 켜지는 순간, 김도영은 자신의 두 번째 얼굴을 장착했다. 밝게 웃는 입술 뒤로 이가 드러났지만, 그 미소가 눈까지 올라가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찾아온 '도영이의 일상'입니다. 오늘은 제가 여자친구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했어요."

카메라 렌즈 앞에서 그는 완벽한 남자친구였다. 구독자 60만 명의 '도영이의 일상'에서 그와 미나는 '인스타 커플'의 표본이었다. 도영이 촬영하는 영상 속에서 미나는 항상 웃고 있었고, 그들의 사랑은 늘 빛났다. 댓글엔 '이런 남자친구 어디서 구해요?'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카메라를 끄자 방 안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도영은 의자에 깊이 몸을 묻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미나가 보낸 메시지가 여전히 읽지 않은 채로 남아있었다.

'우리 이야기 좀 해야 할 것 같아.'

그는 알고 있었다. 미나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카메라 밖에서 그들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도영이 유튜브 채널에 올인하면서 미나는 점점 '콘텐츠'가 되어갔다. 그녀의 웃음, 그녀의 놀람, 그녀의 감동까지—모든 것이 조회수로 환산되었다.

그는 책상 서랍을 열었다. 오늘 영상용으로 준비한 '깜짝 선물'인 목걸이가 보석함 안에서 차갑게 빛났다. 이 목걸이는 진짜 미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도영이의 일상' 속 미나를 위한 것이었다.

전화기가 울렸다. 미나였다.

"나 지금 네 앞에 있어."

도영은 창문을 통해 아파트 입구에 서 있는 미나를 발견했다. 그녀는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여자친구가 아니었다. 그저 피곤해 보이는, 진짜 사람이었다.

도영은 링라이트를 다시 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카메라를 켜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상의 삶과 진짜 삶 사이에서 서 있었다. 답장을 보냈다.

'올라와. 카메라 없이 이야기하자.'

문을 열기 전, 그는 유튜브 앱을 열어 마지막으로 올린 영상의 조회수를 확인했다. '여자친구의 생일 깜짝 파티 (감동 주의!!)' 32만 뷰. 그리고 화면 너머로, 미나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도영은 처음으로 자신의 채널이 아닌, 자신의 삶을 선택해야 할 순간을, 카메라 없이 맞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