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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재밌는

재밌는 유튜버의 이면

카메라가 켜지는 순간, 이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재밌는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리액션 장인 준스튜디오입니다!" 목소리는 활기찼지만, 그의 등 뒤로 쌓인 빨래더미와 며칠째 치우지 않은 도시락 용기들은 카메라 프레임 밖으로 조심스럽게 밀어두었다.

구독자 80만. 댓글창에는 매일 "준스가 내 우울증을 치료해줬어요", "이준님 덕분에 웃으며 하루를 시작해요"라는 메시지들이 넘쳐났다. 이준은 화면 속에서 광대처럼 뛰어다니고, 과장된 리액션으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유튜브는 그의 무대였고, 구독자들은 그의 관객이었다.

"오늘은 시청자분들이 요청하신 극한의 매운맛 도전을 해보겠습니다!" 이준은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으며 말했다. 화면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위장은 이미 항의하듯 욱신거렸다. 어제 병원에서 위염 진단을 받았지만, 일주일 전에 예고한 콘텐츠를 취소할 수는 없었다.

첫 입을 떴을 때 느껴진 통증은 예상보다 훨씬 강렬했다.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준은 즉시 그것을 코미디로 승화시켰다. "으악! 이거 진짜 불 넣은 거 아니에요?!" 과장된 비명과 함께 방 안을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에 실시간 채팅창은 웃음 이모티콘으로 도배되었다.

촬영이 끝나고 카메라를 끈 이준은 화장실로 달려가 찬물로 입을 헹구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지쳐 보였다. 휴대폰에는 편집자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내일 아침까지 새 영상 두 개 더 필요해요. 알고리즘이 안 좋아지고 있어요."

이준은 한숨을 내쉬며 거실로 나왔다. 테이블 위에는 열려 있는 노트북과 콘텐츠 아이디어 메모장이 있었다. 옆에는 먹다 만 라면과 에너지 드링크 캔이 놓여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 하루가 또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유튜브 알림이 끊임없이 울렸다. "준스튜디오 새 영상 봤어요! 진짜 재밌어요!", "형 덕분에 힘든 하루를 버텼어요", "다음 영상도 기대할게요!"

이준은 잠시 망설이다가 카메라를 다시 세팅했다. 그리고 녹화 버튼을 누르기 전,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얼굴에 환한 미소를 그렸다. 카메라 앞의 이준은 언제나 재밌고 활기찼으니까.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은 그 모습이었으니까.

"안녕하세요! 오늘도 찾아온 준스튜디오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밝고 경쾌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카메라 프레임 밖에서 그의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