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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유튜버: 다른 세계의 구독자들

조회수가 0에서 멈춰있는 화면을 보며 민수는 한숨을 내쉬었다. 두 달 전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여전히 구독자 23명에 머물러 있었다. 그때 화면 오른쪽 알림창에 댓글 하나가 떴다. "당신의 콘텐츠는 우리 세계에서 인기 있어요. 더 많은 것을 보여주세요."

처음엔 스팸이라 생각했다. '우리 세계'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그러나 그 댓글을 남긴 '판타지아42'라는 사용자의 프로필을 클릭했을 때, 모니터에서 푸른빛이 번쩍였다. 민수의 방 전체가 수천 개의 빛나는 입자로 가득 차더니, 그의 노트북 화면이 갑자기 창문처럼 변했다. 화면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분명 지구의 것이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터님." 화면 속에서 반짝이는 피부를 가진 인물이 말했다. "저희는 당신의 '지구 일상 브이로그'에 매료되었어요. 판타지아에서는 당신의 영상이 1000만 뷰를 돌파했답니다."

민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영상이 다른 세계에서 인기 콘텐츠라니. 그 존재가 자신의 우주관을 완전히 무너뜨렸지만, 유튜버로서의 본능이 먼저 반응했다.

"그럼... 구독자는 몇 명인가요?"

"약 300만 명이요. 매일 늘고 있어요. 저희 세계에선 지구의 물이 담긴 컵을 마시는 것만 봐도 환호성을 지르거든요. 지구의 공기는 어떤 맛인지, 자동차는 정말 마법 없이 움직이는지, 알고 싶어 하는 팔로워가 너무 많아요."

그날 이후 민수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두 세계를 오가는 유일한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아침에는 지구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밤에는 노트북 화면을 통해 판타지아로 이동해 그곳의 시청자들과 실시간 방송을 했다.

판타지아에서 그는 슈퍼스타였다. 그곳의 생물들은 그의 평범한 인간 모습에 열광했고, 지구의 일상 물건들은 값비싼 수집품이 되었다. 민수는 판타지아의 마법 물건들을 지구로 가져와 꼭꼭 숨겨두었다. 누구도 믿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어느 날, 민수의 노트북 화면이 깜빡이더니 다크 모드로 전환되었다. "긴급 공지: 크리에이터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당신의 콘텐츠가 너무 인기가 많아 일부 시청자들이 지구로 가는 포털을 만들려 시도하고 있어요. 두 세계의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민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채널을 폐쇄하고 두 세계의 연결을 끊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방식을 찾아낼 것인가? 그는 마지막 라이브 방송을 열었다. 판타지아의 300만 구독자들이 실시간으로 접속했다.

"오늘은 특별한 계획이 있어요," 민수가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여러분의 세계가 제 콘텐츠를 즐겨주시는 만큼, 저도 여러분의 이야기를 지구인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그날 밤, 민수는 두 세계의 첫 번째 공식 앰배서더가 되었다. 몇 달 후, 그의 지구 채널 구독자는 500만을 넘었다. 사람들은 그가 CGI와 특수효과로 만든 '판타지 세계 여행기'라는 콘텐츠에 열광했다. 오직 민수만이 그것이 얼마나 '현실'인지 알고 있었다. 모든 알고리즘을 뛰어넘는 비밀, 그는 매일 밤 노트북 화면 너머의 문을 두드리며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모든 화면 너머에는 또 다른 세계의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