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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아이돌

자기계발 아이돌: 완벽의 이면

모든 무대는 세 개의 얼굴을 가진다. 관객이 보는 얼굴, 카메라가 담는 얼굴, 그리고 아무도 보지 못하는 내 진짜 얼굴. 데뷔 5년 차 아이돌 서현우, 나는 그 세 개의 얼굴 사이에서 질식해가고 있었다.

"현우 씨, 요즘 자기계발서 많이 읽는다면서요?" 인터뷰어의 질문에 나는 완벽하게 준비된 미소를 지었다. 팬들은 내가 침대 옆에 자기계발서를 쌓아두고 잠들기 전 한 장이라도 더 읽는 성실한 아이돌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내 방에는 『4시간만 자도 성공할 수 있다』, 『완벽한 습관의 기술』 같은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네, 저는 항상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완벽한 대답. 입꼬리는 정확히 45도 각도로 올라갔다. 우리 회사 이미지 트레이닝에서 배운 '겸손하지만 자신감 있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날 밤, 숙소로 돌아온 나는 그 책들을 모두 침대 밑으로 쓸어버렸다. 무대 위에서는 완벽함의 화신이었지만, 문을 닫은 방 안에서 나는 잠 한 시간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불안의 덩어리였다.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았다. 그저 인터뷰와 팬미팅에서 언급할 문장들만 형광펜으로 그어놓았을 뿐이다.

춤, 노래, 외모, 말투, 심지어 걸음걸이까지. 모든 것이 계발의 대상이었다. "더 완벽해져야 해", 매니저는 매일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완벽해질수록 내 안의 무언가는 점점 죽어갔다.

그날 밤, 나는 『완벽주의자를 위한 불완전 연습』이라는 책을 몰래 샀다. 그 책의 첫 문장은 나를 얼어붙게 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가면을 쓴다."

다음 날 팬미팅에서 한 소녀가 물었다. "오빠가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뭐예요?" 모두가 또다시 내 완벽한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사실... 저는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다고 했지만, 읽은 척한 적이 더 많았어요." 회사 관계자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하지만 어제 읽은 책에서는 진짜 배웠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요."

무대 위의 침묵이 물처럼 차올랐다. 그리고 기적처럼, 한 팬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이어서 또 한 명, 그리고 모든 객석이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그날 밤, 나는 책장의 자기계발서들을 하나씩 꺼내 실제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목적으로였다. 더 나은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해서. 완벽의 무게를 내려놓자, 비로소 진짜 자기계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