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재회와 고백
빗물 흐르는 창 너머로 그녀가 서 있었다. 십 년 만의 재회였다. 내가 그토록 피하려 했던 사람이, 내 카페 앞에서 우산도 없이 서 있었다.
유리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내 심장 소리와 뒤섞였다. 명란이는 여전히 머리를 왼쪽으로 살짝 기울이는 버릇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갑자기 열아홉 살의 기억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우리가 함께 걸었던 대학 캠퍼스, 그녀의 웃음소리, 그리고 내가 하지 못했던 수많은 고백들.
"들어오지 그래?" 입구를 열며 물었다. 내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명란이는 잠시 망설이더니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빗물이 그녀의 검은 코트를 따라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머리카락은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커피 한 잔 하겠어?" 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 물었다.
"아메리카노." 그녀는 짧게 대답했다. 목소리는 여전히 따뜻했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그녀는 창가 자리에 앉아 비 내리는 거리를 바라보았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익숙한 소음 속에서 나는 질문을 준비했다. 왜 갑자기 나타났는지, 어떻게 내 카페를 알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십 년 전 그날 밤 왜 떠났는지.
커피를 내려 그녀 앞에 놓았다. 명란이의 손가락이 머그컵 주위를 감쌌다. 그녀의 손등에는 내가 모르는 작은 문신이 있었다.
"오랜만이네." 그녀가 말했다.
"열 해 하고도 세 달." 나는 정확히 대답했다.
명란이는 웃었다. "여전히 세세한 것까지 기억하는구나."
"너에 관한 건 전부." 내 말에 그녀의 눈이 흔들렸다.
"결혼한다면서?" 그녀가 갑자기 물었다. 내 심장이 한 박자 멈췄다.
"어떻게 알았어?"
"SNS로. 축하해."
침묵이 우리 사이를 채웠다. 창밖의 비는 더 거세게 내렸다.
"사실 오늘... 고백할 게 있어서 왔어." 명란이가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열 해 전, 내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 알고 싶지 않아?"
나는 대답 대신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때 네가 나에게 고백하려 했던 거, 알고 있었어." 그녀의 말에 나는 숨을 참았다. "그리고 나도... 같은 마음이었어. 하지만 난 떠나야 했어. 엄마의 병환 때문에."
그녀는 가방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건 내가 그동안 너에게 쓴 편지들이야. 한 번도 보내지 못했지만."
봉투를 열자 수십 통의 편지가 나왔다. 모두 나에게 보내는 고백들이었다.
"늦었지만... 네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러 왔어." 그녀의 목소리에 진심이 묻어났다.
그때 내 휴대폰이 울렸다. 예비 신부의 이름이 화면에 떴다.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사실 나..." 내 입에서 나온 말은 고백이 아니라 고백의 철회였다. "결혼 취소했어. 일주일 전에."
명란이의 눈이 커졌다. 카페의 조명이 그녀의 얼굴에 부드럽게 비쳤다. 창밖의 비는 잦아들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때로는 늦은 재회와 고백이, 가장 완벽한 타이밍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