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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괴담

괴담의 재회: 너와 나의 잊혀진 약속

쿵, 쿵, 쿵. 내 머릿속에서 울리는 심장 소리인지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스무 해 만에 돌아온 고향의 폐교는 황혼빛에 물들어 시간이 멈춘 듯했다. 이곳에서 소문이 시작됐다. 귀신이 아이들을 데려간다는 괴담. 혹은 실종된 아이들이 만들어낸 이야기.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복도를 걸을 때마다 바닥에서 먼지가 일었고, 내 발자국만이 그 위에 새겨졌다. 3학년 2반 교실 앞에 섰을 때, 등 뒤로 차가운 기운이 스쳤다. "돌아왔구나, 민지야."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20년 전 실종된 친구 세진이의 목소리였다.

교실 문을 열자 시간이 거꾸로 흘렀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 분필 가루 날리는 칠판, 그리고 맨 뒷자리에 앉아 웃고 있는 세진이. "약속 지켰네." 그의 미소는 내가 기억하는 그대로였다. 세진이가 실종된 날, 나는 약속을 어겼다. 방과 후 함께 숨바꼭질을 하기로 했는데, 나는 가지 않았다.

그날의 기억이 물밀듯 밀려왔다. 세진이는 항상 "숨바꼭질 하자"고 졸랐다. 특히 해가 질 무렵, 학교가 텅 빌 때면 더 그랬다. 그날도 "꼭 와야 해, 재밌는 걸 보여줄게"라고 했었다. 하지만 방과 후 비가 쏟아졌고,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세진이는 영원히 사라졌다.

"숨바꼭질 할래?" 세진이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렸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숨어야 할 사람은 세진이가 아니었다. 세진이는 20년 동안 숨어 있었고, 나를 찾고 있었다. 그가 손을 내밀자, 차갑고 축축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번엔 약속 지켜야 해. 너 차례야, 숨어봐."

공포에 질려 문을 향해 뛰었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복도는 어둠에 잠식됐고, 학교 종소리가 울렸다. 쿵, 쿵, 쿵. 세진이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찾았다!" 그의 손이 내 어깨를 붙잡았을 때, 나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았다.

눈을 떴을 때, 나는 교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창밖으로는 밤이 깊었고, 폰 화면에는 실종 아동 추모 재단에서 온 메시지가 있었다. '세진이를 잊지 말아주세요. 오늘은 그의 실종 20주년입니다.' 일어서려는 순간, 발목을 붙잡는 차가운 손이 느껴졌다. "이제 우리가 함께 숨을 차례야."

다음 날, 폐교에서 또 한 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괴담은 계속되었고, 재회의 약속은 또 다른 희생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숨바꼭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