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재회: 칠백 일의 부재
그가 돌아올 거라는 희망은 이미 오래전에 버렸는데, 현관문 벨소리가 울린 그 순간 내 심장은 마치 칠백 일 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뛰었다. 문을 열기 전에도 알았다. 그가 돌아왔다는 것을.
"민지야."
그의 목소리는 기억보다 거칠었다. 근육이 더 붙은 어깨, 깊어진 주름, 그리고 왼쪽 눈썹 위로 새겨진 희미한 흉터. 2년의 시간이 그에게 남긴 흔적들이었다. 우리 집 현관에 서 있는 남편은 떠났을 때와 같은 사람이면서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갑자기 흘러나온 내 목소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차가웠다. "설명할 기회는 딱 한 번 줄게."
거실 테이블에 앉은 우리 사이에는 커피 두 잔과 말없이 쌓인 시간이 놓여있었다. 그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교통사고. 기억상실. 다른 도시에서의 새 삶. 그리고 세 달 전 갑자기 돌아온 기억들. 영화 같은 이야기였다.
"믿기 힘들겠지만, 모든 증거가 여기 있어." 그가 내민 병원 기록과 경찰 보고서들. 내가 보낸 수백 통의 문자메시지가 읽히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그의 옛 휴대폰. 하지만 가장 강력한 증거는 그의 눈빛이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 익숙한 방식은 거짓말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난 네가 나를 떠났다고 생각했어." 내 목소리가 떨렸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 삶을 시작하려던 참이었어."
"알아." 그가 나직이 말했다. "네 손가락에 반지가 없더라."
그 순간 내 왼손이 갑자기 무거워졌다. 서랍 깊숙이 넣어둔 결혼반지의 존재가 손가락을 조여오는 듯했다. 그리고 어제 저녁, 처음으로 다른 남자와 저녁을 먹은 기억이 나를 덮쳤다.
"시간이 필요해." 내가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래."
그가 현관문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건넨 말이 있다. "민지야, 내가 기억을 잃은 2년 동안에도, 어딘가에서 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내 몸은 기억하고 있었어. 가끔 이유 없이 가슴이 아팠거든."
문이 닫히고 나서야 깨달았다. 지난 2년간 나도 똑같은 가슴 통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그 통증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