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의 교정: 대학교 담벼락 앞에서
대학교 정문에서 그 여자를 다시 만났을 때, 나는 막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면접에 지각하려는 참이었다. 열 번의 계절이 지나고 만난 그녀는 예전과 똑같은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김준호?" 그녀가, 이수연이, 내 이름을 불렀다. 가을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은행나무 아래서 그녀의 목소리는 십 년 전 강의실에서와 똑같았다. 목이 메어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시계를 흘끗 보았다. 면접 시간까지 15분. 캠퍼스까지 뛰어도 10분은 걸릴 거리. 하지만 발이 땅에 못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학생들이 바쁘게 오가는 교문 앞에서, 우리는 시간의 틈새에 갇힌 두 사람처럼 서 있었다.
"여기서 뭐 해?" 내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녀는 카메라를 들어 보였다.
"모교 소식지 사진 찍으러 왔어. 너는?" 그녀의 눈동자에 담긴 호기심이 십 년 전과 같았다.
"면접이 있어서..." 말끝을 흐렸다. 면접 장소는 이 대학의 경영대학원. 졸업 후 첫 번째로 돌아온 이곳에서 내 미래가 결정될 순간이었다.
그녀가 웃었다. "아직도 시간 관념은 그대로네. 기억나? 첫 수업에 같이 지각했던 거."
물론 기억했다. 경제학 개론 첫 수업. 우리는 강의실 문 앞에서 부딪쳤고, 함께 웃으며 들어갔다가 교수님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았다. 그 후 우리는 서로에게 '지각 동지'라는 우스꽝스러운 별명을 붙여줬다.
이수연과 나는 졸업 전까지 세 번의 계절을 함께했다. 그녀가 교환학생으로 떠나기 전까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이 대학 정문에서였다. 그녀는 "돌아오면 연락할게"라고 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면접 늦겠다. 가봐야..." 내가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팔을 잡았다. "같이 가자. 경영대지? 거기 촬영 있어서 나도 가는 길이야." 우리는 걸었다. 십 년이 지났지만 캠퍼스의 길은 변하지 않았다. 벚꽃이 핀다는 봄에 만나자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우리는 가을의 은행나무 아래를 걸었다.
중앙도서관을 지나며 수연이 물었다. "기억나? 여기서 밤새 시험공부 하던 거."
"네가 커피 몰래 들여왔다가 경비아저씨한테 걸려서 쫓겨났던 거." 우리는 함께 웃었다.
경영대 앞에 도착했을 때, 시계는 면접 시간 정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행운을 빌어"라고 말하며 내 손을 꼭 쥐었다. 갑자기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 손에 쥐어주었다. 오래된 볼펜이었다. 우리가 함께 공부하던 시절 내가 그녀에게 빌려줬던 그 볼펜.
"십 년 동안 가지고 있었어," 그녀가 말했다. "돌려주려고 했는데, 기회가 없었네."
면접장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그날 놓친 것은 단지 한 번의 약속이 아니라, 수많은 가능성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오늘, 재회는 또 다른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면접장 문을 열기 전,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다. "이번에는 약속 지킬게. 내일, 교정에서." 문을 열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 "늦지 마. 지각 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