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에서의 재회: 시간이 멈춘 그곳에서
그녀가 열한 번째 젓가락을 떨어뜨렸을 때, 나는 그제서야 그녀를 알아보았다. 십오 년 전 내 마음을 가져간 소녀가, 이제는 서른을 훌쩍 넘긴 여인이 되어 내 앞에 앉아 있었다. 옛 모습을 간직한 채.
"혹시... 서우진 맞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작은 종소리 같았다. 늘 떨리는 손으로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던 그녀, 지금은 유명 음식 평론가가 되어 내 작은 식당을 찾아왔다.
"맞아요, 윤서인 씨."
그녀의 눈이 커졌다. 내가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듯했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고등학교 시절, 매일 아침 그녀의 도시락을 몰래 맛보던 나는 그 맛을 잊지 못해 요리사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 동네 숨은 맛집이라 불리는 이 작은 식당의 주인이 되었다.
"이 가게... 정말 찾기 힘들었어요. 블로그에도 안 나오고, 지도 앱에도 없고. 그런데 입소문으로만 퍼진 이 맛집이 당신 거였다니..."
그녀의 앞에 내가 준비한 특별 코스의 마지막 요리를 내려놓았다. 간장과 대파, 그리고 비밀 재료 몇 가지로 간을 한 계란말이. 평범해 보이지만, 내 영혼을 담은 요리였다.
그녀가 한 입 베어 물자마자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서둘러 휴지를 건네는데, 그녀의 손이 내 손을 붙잡았다.
"이 맛... 내가 고등학교 때 매일 싸오던 도시락 맛이에요. 어떻게..."
나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매일 아침, 당신이 화장실에 간 사이 한 조각씩 훔쳐 먹었거든요. 그때 맛이 잊히지 않아서, 요리사가 됐어요."
그녀의 눈이 더 커졌다. "그런 이유로 요리사가 되었다고요? 그런데 왜 이렇게 숨어서 장사를...?"
"당신을 다시 만날 때까지는 정식으로 가게를 열고 싶지 않았어요. 당신의 맛을 훔치는 데 그친 내가 당신의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싶어서..."
그녀는 한참을 말없이 나를 바라보더니 조용히 물었다. "그럼... 이제 정식으로 가게 간판을 달 건가요?"
"그럴까요? 그럴 만한 이유가 생겼을까요?"
그녀는 다시 계란말이를 한 입 먹고,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이 계란말이 레시피는 절대 공개하지 마세요.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니까."
그날 저녁, 우리는 닫힌 가게에서 오랜 밤을 이야기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평론은 단 한 줄이었다. '이곳의 맛은 평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음식이 아닌, 시간을 맛보게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 날, 내 작은 식당 앞에는 예약을 원하는 사람들의 긴 줄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일주일에 하루, 오직 그녀만을 위한 좌석을 항상 비워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