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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영상

마지막 재회: 영상 속 그리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본 그 영상은 나를 20년 전으로 데려갔다. "이제부터 내가 없어도 괜찮을 때 이걸 틀어보렴." 아버지가 남긴 USB에는 그 한 줄과 함께 '마지막 선물.mp4'라는 파일이 있었다.

검은 화면이 밝아지며 아버지의 모습이 나타났다. 창가에 앉아 있는 모습은 내가 마지막으로 본 그 날과 같았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그의 얼굴 주름을 더 뚜렷하게 만들었고, 낡은 책상 위에는 내가 어릴 적 그린 그림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민우야." 아버지의 목소리가 장례식장의 적막을 깼다. "네가 이걸 보고 있다면, 나는 이제 세상에 없겠지." 그의 말투는 언제나처럼 담담했지만, 눈가의 미세한 떨림은 감출 수 없었다.

영상은 계속되었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난 날부터 대학 입학식까지, 우리의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였다. 내가 까맣게 잊고 있던 순간들, 그리고 아버지가 늘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던 순간들. 내 첫 자전거 타기,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상을 받던 날, 심지어 내가 첫 실연을 당해 몰래 울던 밤에도.

"너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게 가장 큰 후회야." 영상 속 아버지가 말했다. "네 어머니가 떠났을 때, 나는 무너져 내렸고, 너에게 의지하는 대신 더 멀어져 버렸지."

그때 영상이 흔들렸다. 카메라를 든 사람이 바뀐 듯했다. 시선이 돌아가자 내가 열아홉 살 때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대학 입학 직전,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함께 찍은 영상이었다. 나는 어색한 표정으로 아버지 옆에 서 있었고, 아버지는 내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날 때는," 현재의 아버지 목소리가 과거의 영상 위에 겹쳐졌다. "서로에게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밤을 새우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

갑자기 영상이 끊겼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웃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화면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잠시 후 새로운 영상이 시작되었다. 날짜는 어제였다.

"안녕, 민우야. 이건 내가 마지막으로 녹화하는 영상이야."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한쪽 눈은 반쯤 감겨 있었고, 호스로 연결된 산소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있었다. "너에게 미안하다는 말,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직접 하지 못해서."

장례식장에서 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영상이 끝나고 검은 화면에 비친 내 모습은 마치 20년 전 그 소년과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깨달았다. 때로는 가장 중요한 재회가 가장 늦게 찾아온다는 것을. 비록 아버지는 떠났지만, 영상 속에서 우리는 마침내 진정으로 만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