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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운동

운동장의 재회: 우리가 달리던 그 날

운동화 끈을 매는 내 손가락이 떨렸다. 열다섯 번의 계절이 지났지만, 이 붉은 트랙은 여전히 같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김준호 씨, 맞으신가요?"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내 기억 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윤서연.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그녀는 전국체전 육상 금메달리스트였고, 나는 그저 그녀를 지켜보는 학교 신문부 기자였다. 지금 그녀는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목에 걸린 호루라기가 오후 햇살에 반짝였다. 체육 교사라니, 그럴 줄 알았다.

"운동부 졸업생 코치로 초청된 건가요?" 그녀가 웃으며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저는... 건강 때문에 의사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그녀의 눈이 내 배를 향했다. 운동복 아래 숨기려 해도 드러나는 중년의 살집이었다. 열다섯 해 동안 내가 얻은 것 - 신문사 편집장 직함과 과로, 그리고 주말마다 채우는 소주잔.

"함께 뛰어볼까요? 옛날처럼요."

옛날처럼? 우리가 함께 뛴 적은 없었다. 그녀는 늘 트랙을 질주했고, 나는 그저 노트에 그녀의 기록을 적었을 뿐. 그런데 그녀의 기억 속에서 우리는 함께였던가?

첫 바퀴는 괴로웠다. 폐가 불타고, 다리는 납덩이 같았다. 서연은 내 옆에서 쉽게 호흡했다. 두 번째 바퀴, 그녀가 말했다.

"당신이 매번 응원해줬잖아요. 결승선에서 항상."

세 번째 바퀴, 통증이 기억으로 변했다. 그 시절 이 트랙 위에서, 그녀가 달릴 때마다 나는 결승선에 서 있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네 번째 바퀴,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더... 못 뛰겠어요."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땀에 젖은 두 손이 어색하게 맞닿았다. "마지막까지,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갑자기 깨달았다. 그녀가 매번 달려온 것처럼, 나도 무언가를 향해 달려온 것이다. 다만 다른 트랙 위에서.

"토요일에도 와요," 그녀가 호루라기를 불며 말했다. "학생들에게 신문 쓰는 법도 좀 가르쳐주고."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나는 웃었다. 가슴이 터질 듯 뛰었지만, 이상하게도 오랜만에 느끼는 편안함이었다. 그때 문득 생각났다 - 모든 재회는 새로운 출발선이고, 멈춰있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가장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