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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재밌는

재회의 재밌는 속임수

혜진은 카페 창가에 앉아 자신을 찾아온 남자가 진짜 김준호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15년 만의 재회였지만, 그녀 앞에 앉은 남자는 과거의 그 소년과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아직도 졸리면 귓불을 만지는 습관 있어?" 그가 물었다. 혜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귓불에 손이 가려는 것을 억눌렀다. 그 사소한 습관을 기억하는 사람은 고등학교 시절 그와 그의 쌍둥이 동생뿐이었다.

"준호야, 정말 너구나." 혜진이 마침내 미소 지었다. 커피 향기가 두 사람 사이를 감싸고, 창문 너머로 떨어지는 가을 낙엽이 회색 보도블록 위에 노란 점들을 찍어놓았다.

"SNS에서 네 프로필을 보고 믿기지 않았어. 같은 회사라니." 준호가 말했다. "내일 첫 출근인데, 먼저 만나보고 싶었어."

혜진은 커피를 마시며 자신이 17살 때의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준호의 말 한마디, 미소 하나에 심장이 반응하는 모습이 우스웠다. 재밌는 일이었다. 서른을 넘긴 어른이 되어서도 첫사랑 앞에서는 여전히 열일곱이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자세히 봐?" 준호가 물었다.

"네가 태호인지 준호인지 확인하려고." 혜진이 솔직하게 답했다.

준호는 잠시 침묵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너밖에 없어. 우리를 구분했던 건."

"쌍둥이라도 웃을 때 너는 오른쪽 눈이 먼저 접히고, 태호는 왼쪽부터야. 지금도 그대로네."

준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아직도 그렇게 날 잘 알아?"

혜진은 과거로 돌아갔다. 고등학교 마지막 날, 준호는 그녀에게 고백했지만 혜진은 대학 입시 준비를 핑계로 답을 미뤘다. 그 후 준호 가족은 갑자기 미국으로 이사했고, 연락은 끊어졌다.

"태호 소식은 들어?" 혜진이 물었다.

준호의 표정이 굳었다. "태호는... 5년 전에 교통사고로 죽었어."

충격으로 혜진의 손에서 커피잔이 흔들렸다. "미안해... 정말 몰랐어."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때 준호의 전화가 울렸다. 그는 전화를 받지 않고 화면만 보더니 갑자기 일어났다.

"잠깐 화장실 좀." 그가 서둘러 자리를 떴다.

혜진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테이블 위에 남겨진 준호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고, 화면에 '태호'라는 이름이 선명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거리 건너편에서 준호와 똑같이 생긴 남자가 서 있었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고 서로에게 무언가를 말하는 듯했다.

혜진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15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쌍둥이의 재밌는 속임수. 카페로 돌아온 '준호'에게 혜진은 평소와 다른 질문을 던졌다.

"태호야, 이제 그만 장난치고 네 오빠 어디 있는지 말해줄래?"

그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그가 놀라 물었을 때, 혜진은 깨달았다 - 사람의 마음은 속일 수 있어도,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는 눈빛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