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재회: 시간이 녹아내린 초콜렛
그녀의 손에서 초콜릿이 녹아내리는 속도는 정확히 열다섯 년 전과 같았다. 남자는 그녀가 여전히 초콜릿을 손가락 끝에 오래 붙들고 있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여전히 그렇게 먹는구나," 남자가 말했다. 카페 창문으로 비치는 2월의 햇살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발렌타인데이를 이틀 앞둔 도시는 붉은색과 하트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었지만, 그들 사이에는 이미 시간이라는 넘을 수 없는 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아직도 맛을 음미하는 걸 좋아해."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한 다크 초콜릿처럼 진하고 부드러웠다. 그녀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없었다. 남자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기억나?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남자가 물었다. "너는 항상 주머니에 초콜릿을 갖고 다녔지."
그녀의 눈에 회상의 빛이 어렸다. "그래,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려고. 시험 전에 항상 그랬어." 그녀는 웃음과 함께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너와 처음 데이트할 때도."
테이블 위에는 작은 초콜릿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가 가져온 것이었다. 열다섯 개의 초콜릿이 정확하게 담겨 있었다 - 그들이 떨어져 있었던 해마다 하나씩. 각각은 그녀가 좋아했던 다른 맛이었다.
"네가 이걸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그녀가 말했다. 손가락에 묻은 초콜릿을 휴지로 닦으며. "내가 좋아하는 모든 맛을."
"어떤 것들은 잊을 수 없어." 남자의 목소리는 거칠었다. 그는 자신의 커피를 내려다보았다. "서울로 이사한다면서?"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주에. 새 직장이야." 잠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너는 여전히 이 도시를 떠나지 않았구나."
"떠날 이유가 없었어." 그는 말했다. 너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녀는 상자에서 또 하나의 초콜릿을 집어들었다. 헤이즐넛 가나슈. 첫 데이트 때 그녀가 좋아했던 맛이었다. "이건 마지막일까, 우리?" 그녀가 물었다. "이 재회가?"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꺼내 테이블 위에 펼쳤다. 서울행 기차표였다. 다음 주 일요일, 그녀가 떠나는 날짜와 같았다.
그녀의 눈이 커졌다. 초콜릿이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다시 녹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직도 초콜릿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는 습관이 있었다. 남자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처럼.
"가끔은," 남자가 말했다. "재회가 시작이 될 수도 있어. 마치 초콜릿처럼 천천히 녹아내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