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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취업

취업 이후의 재회: 다시 마주한 세상

서류 한 장 때문에 우리는 만났다. 그녀의 이력서를 검토하는 순간, 내 심장이 멈춘 것 같았다. 이름 석 자가 낯설지 않았고, 첨부된 사진 속 그 얼굴은 12년 전 내 청춘의 반쪽이었다.

면접장에 그녀가 들어섰을 때 나는 가장 냉정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따라 회색 면접실이 유난히 좁게 느껴졌다. 그녀는 나를 바로 알아보지 못했다. 살이 빠지고 안경을 벗고 양복을 입은 내가 그때의 꿈 많던 대학생과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까.

"지원하신 마케팅 부서는 경쟁률이 높습니다. 왜 우리 회사를 선택하셨나요?" 내가 묻자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커피를 마시던 그녀의 입술이 떨렸다. 소리 없이 떨어지는 커피잔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며 그녀는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가 열 번째 면접입니다. 취업이 너무 절실해요." 그녀의 솔직함이 내 가슴을 조였다. 졸업 후 7년, 계속된 불합격 통지에 지친 눈빛이 보였다. 그때도 그랬다. 그녀는 항상 솔직했다. "나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라고 말하며 유학을 떠나는 나에게 이별을 고했던 그 솔직함.

면접은 계속됐다. 그녀의 대답은 준비된 것이 아니었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스스로를 얼마나 깎아내렸는지가 느껴졌다. 반짝이던 그녀의 꿈은 어디로 갔을까? 파리에서 패션을 공부하고 싶다던 그녀가 왜 여기 앉아 있는지.

"마지막 질문입니다. 자신이 가장 후회하는 결정은 무엇입니까?" 다른 면접관들이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보았지만, 난 그녀의 대답이 궁금했다.

그녀는 깊게 심호흡을 했다.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포기한 거예요. 누군가에게 '안정된 삶'이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넘어간 겁니다."

면접이 끝나고 다른 면접관들은 그녀를 불합격 처리했다. '회사에 충성도가 낮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내 결재권으로 그녀를 채용했다. 첫날, 그녀가 내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드디어 나를 알아보았다. 눈이 커졌다가, 곧 가늘어졌다.

"왜요?" 그녀가 물었다.

"당신이 꿈을 다시 찾길 바랍니다. 이 회사가 그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요." 내가 대답했다.

그날 밤, 제출했던 사직서를 찢었다. 가끔은 재회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기도 한다. 취업이 꿈의 끝이 아니라 진짜 꿈을 향한 시작이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