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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연애

직장 연애: 금지된 시간의 춤

매일 아침 9시 정각, 그의 커피 한 잔과 내 홍차 한 잔이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우리의 시선은 결코 마주치지 않았지만, 그의 아메리카노 향과 내 얼그레이 향이 좁은 공간에서 은밀하게 섞여들었다.

"김 대리, 이번 프로젝트 자료 좀 보내주시겠어요?" 부장님의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졌을 때,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내 귀에만 들리는 듯했다. 우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었다. 회사에서는 서로를 '김 대리', '박 대리'라 부르며, 업무적 관계만을 유지하는 것. 그러나 퇴근 후 5분이 지나면, 우리는 '민석'과 '지은'이 되었다.

사내 연애 금지 규정이 회사의 벽마다 붙어있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처럼 이중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점심시간, 그는 언제나 마케팅팀 자리에서 정확히 세 칸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 가까우면서도 충분히 먼 거리. 그 거리감이 우리의 관계를 더욱 짜릿하게 만들었다.

"오늘 보고서 마감인데, 야근하실 건가요?" 그의 메시지는 업무용 메신저로 왔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나만 알았다. '함께 퇴근하자'는 암호였다. 회사 CCTV의 사각지대인 비상계단에서 우리는 잠깐 손을 맞잡았다가, 각자 다른 방향으로 나가 30분 후 역 뒤편 카페에서 다시 만났다.

어느 날, 인사팀에서 부서 재배치 공지가 내려왔다. 그가 내 팀으로 오게 된 것이다. 우리의 비밀은 곧 끝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매일 옆자리에서 그를 볼 수 있다는 기쁨과, 더 이상 우리만의 비밀이 없어진다는 상실감이 교차했다.

"우리, 이제 어떻게 할까요?" 내가 물었을 때, 그는 처음으로 회사에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공개하는 게 어때요? 어차피 같은 팀이 되면 티가 날 텐데." 그의 제안은 합리적이었지만, 나는 두려웠다. 우리의 관계가 공개되면,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 속에서 지금의 달콤함이 사라질까 봐.

이사 보고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엘리베이터에 우리 둘만 탔을 때였다. 그가 갑자기 정지 버튼을 눌렀다.

"미쳤어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당황한 내 목소리가 좁은 공간에 울려 퍼졌다.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당신과 단둘이 있을 수 있겠어요? 내일부터 우리는 같은 팀이에요." 그의 진지한 눈빛에 내 심장이 쿵쾅거렸다.

"난 당신과의 관계가 회사 규정 때문에 끝나는 걸 원치 않아요. 그렇다고 이 감정을 숨기며 매일 옆에 앉아있는 것도 못할 것 같고..."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상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는 그날 인사팀에 불려갔다. 예상대로 경고장을 받았고, 둘 중 한 명은 다른 부서로 이동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리의 선택은 의외로 단순했다. 그는 퇴사했고, 나는 남았다. 그리고 그는 우리 회사의 협력업체로 이직했다.

지금도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업체 미팅이 있는 날이면 우리는 회의실에서 만난다. 그의 커피와 내 홍차가 테이블 위에서 만나고, 우리는 서로를 '김 팀장', '박 부장'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눈빛은 숨기지 않는다. 때로는 규칙을 깨는 것보다, 규칙 안에서 새로운 춤을 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