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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렛아이돌

초콜렛 아이돌: 달콤한 거짓말의 대가

그녀가 내게 건넨 초콜릿에는 'sorry'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 내 인생 최악의 발렌타인데이의 시작이었다.

아이돌 연습생인 서연은 데뷔를 위한 마지막 오디션을 앞두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매니저이자, 5년 차 연인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지켜온 비밀 연애. 서연의 성공을 위해 나는 그림자처럼 그녀를 지원했다. 우리의 관계는 어둠 속에서만 빛났다.

"이게 무슨 뜻이야?" 초콜릿을 들고 물었다. 연습실 한구석, 형광등 아래 서연의 얼굴은 창백했다.

"민준 오빠, 더 이상 못하겠어. 우리 관계, 그리고 이 연습생 생활도." 그녀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밤새 울었던 흔적이 눈가에 남아있었다.

"이제 와서? 데뷔를 코앞에 두고?" 내 목소리가 떨렸다. 연습실에서 흘러나오는 댄스 음악이 우리의 불안한 침묵을 채웠다.

"사람들은 내가 달콤한 초콜릿 같은 아이돌이 되길 바라지만, 나는... 이미 녹아내리고 있어." 서연이 말했다. "매일 거울 앞에서 가짜 미소를 연습하는 내가 지겨워."

그때 연습실 문이 열렸다. 기획사 대표가 들어왔다. 서연의 손에서 떨어진 초콜릿이 바닥에 부서졌다.

"좋은 소식이 있어요. 민준 씨가 제작한 노래가 타이틀곡으로 확정됐어요. 서연이 솔로로 데뷔합니다."

서연의 눈이 커졌다. 내가 그녀를 위해 몰래 준비했던 선물이었다. 대표는 흥분된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 "이번 컨셉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에요. 첫사랑의 아픔을 노래하는..."

아이러니했다. 내가 쓴 그 노래는 우리의 비밀 연애를 담은 것이었다. 이제 서연은 그 노래로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대표가 나가고, 우리는 다시 마주 보았다. 서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입술이 떨렸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녀가 속삭였다. "하지만 선택해야 했어. 꿈과 사랑 중에..."

바닥에 부서진 초콜릿 조각들을 주워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괜찮아. 네가 빛날 차례야."

일 년 후, 나는 텔레비전에서 그녀를 봤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내가 쓴 노래를 부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말했다. "이 노래에 담긴 진짜 이야기는 아무도 몰라요."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윙크했다. 그녀의 손목에는 내가 선물했던 초콜릿 모양의 팔찌가 반짝였다. 때론 가장 달콤한 거짓말이, 가장 아픈 진실보다 견디기 쉬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