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의 재회: 그림자 속 기억
그녀가 돌아온 날, 창문을 두드리는 비는 15년 전 그녀를 떠나보낸 날과 똑같은 리듬을 가지고 있었다. 집 앞에 선 민지의 모습은 장례식장에서 마지막으로 본 그 얼굴 그대로였다. 죽은 이가 돌아올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문을 열었다.
"오랜만이네, 우진아." 그녀의 목소리는 물속에서 들리는 것처럼 먼 울림이 있었다. 차가운 빗물이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에서 떨어져 현관 타일 위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비릿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나는 말없이 그녀를 안으로 들였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민지는 거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책장에 꽂힌 우리의 대학 시절 사진첩에 손을 뻗었다가, 왠지 모를 공포에 나는 "그건 만지지 마!" 하고 소리쳤다.
"아직도 그날 밤을 후회하니?" 그녀가 물었다. 마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했다. 손에 든 머그잔이 떨렸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날, 격렬한 다툼 끝에 그녀는 폭우 속으로 차를 몰고 나갔다. 다음 소식은 절벽 아래 전복된 차에서였다.
"네가 죽은 건... 내 잘못이 아니야." 내 목소리는 떨렸다.
민지는 미소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내가 기억하는 그녀의 것과 달랐다. "그래, 네 잘못이 아니야. 하지만 네가 날 구하러 오지 않은 건 사실이잖아."
살갗이 오싹해졌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난... 그때 네가 떠난 줄 알았어. 전화도 없었고..."
"거짓말."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너는 알았어. 내 차가 고장 났다는 메시지를 받았잖아. 그런데도 오지 않았지. 너무 화가 나서."
내 심장이 멈춘 듯했다. 그 메시지는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었다. 비 오는 밤, 경찰이 시신을 발견하기 몇 시간 전에 받은 그 마지막 문자를.
뒤늦은 죄책감에 내 두 손이 떨렸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민지는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그녀의 옷자락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지만, 바닥에는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다. "우진아, 이제 함께 가자.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등 뒤로 갑자기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까만 웅덩이가 거실 한가운데 생겨나고 있었다. 민지는 내 손을 잡았고, 그 순간 나는 그녀의 손이 물속에 오래 잠겨 있었던 것처럼 부풀어 있음을 깨달았다.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민지의 눈동자가 검게 번지며 속삭였다. "미안해할 필요 없어. 이제 우리, 영원히 재회했으니까."
창밖의 비가 그치고, 달빛이 거실을 비추었을 때, 두 사람의 모습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다만 젖은 발자국만이 검은 웅덩이를 향해 이어져 있었고, 그것마저 곧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