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호텔운동

호텔 운동: 일곱 번째 층의 마라톤

호텔 방 737호의 창문을 열자 도시의 불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달리기 위해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움직이지 않기 위해서.

체크인 당시 리셉셔니스트가 건넨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다. "손님, 이 호텔에서는 절대 운동하지 마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친절했지만 눈빛은 경고로 가득했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라톤 대회를 앞둔 선수에게 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에게 숨을 참으라는 것과 같았다.

방 안에는 달콤한 과일 향이 감돌았다. 웰컴 바구니에 담긴 사과 하나를 집어 들고 창가로 걸어갔다. 7층에서 내려다보는 도시는, 마치 내가 걸었던 수많은 마라톤 코스처럼 구불구불했다. 창틀에 손을 올리자 미세하게 진동이 느껴졌다. 발 아래로 누군가가 달리고 있었다.

바닥에 귀를 기울이자 규칙적인 발소리가 들렸다. 템포는 내가 평소 훈련할 때의 페이스와 정확히 일치했다. 호텔 카펫은 얇았고, 이 오래된 건물은 소리를 숨기지 못했다. 나는 방을 가로질러 걸었다. 한 발자국마다 아래에서도 똑같은 움직임이 따라왔다.

호기심에 침대 아래를 들여다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자, 희미한 발자국 소리가 위층에서도 들렸다. 내 움직임에 맞춰 위아래에서 모두 누군가가 걷고 있었다.

밤이 깊어졌다. 나는 다음 날 대회를 위해 쉬어야 했지만, 호텔 전체가 내 주변을 맴도는 듯한 기분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결국 작은 반항심으로, 방 한가운데 서서 제자리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가볍게, 그러다 점점 속도를 올렸다. 심장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졌다. 땀이 이마에서 떨어졌다. 그때였다. 위층과 아래층에서도 같은 속도로 누군가가 달리고 있었다. 그것은 단지 소리만이 아니었다. 바닥과 천장이 미세하게 떨리며 내 리듬에 동조했다.

갑자기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이 호텔의 모든 737호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마도 시간적으로, 혹은 차원적으로. 내가 듣고 있는 발소리는 과거와 미래의 내가 이 똑같은 방에서 달리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들도 지금 나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새벽이 밝아올 무렵, 나는 결정을 내렸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대신, 나는 이 방에 머물러 계속 달릴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마라톤인지도 모른다.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나 자신과의 끝없는 경주.

체크아웃 시간, 리셉셔니스트는 미소로 나를 맞이했다. "좋은 밤 보내셨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뺨에 맺힌 땀방울이 내 것과 똑같은 리듬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마라톤을 달리고 있다. 다만 서로 다른 층에서, 서로 다른 호텔 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