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의 비밀: 내 남친의 이중생활
냉장고 문이 열리는 소리는 언제나 그의 귀환을 알렸다. 새벽 세 시,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방문 틈새로 거실을 바라보았다. 남자친구 민수는 다시 한번 냉장고 앞에 서 있었다.
"오늘도 야근이라더니..." 나는 속삭였다. 민수의 야근은 최근 몇 달간 주 4회로 늘어났다. 하지만 그의 회사 동료는 지난주 우연히 마주쳤을 때 "민수씨 요즘 일찍 퇴근하던데요?"라고 말했었다.
민수가 냉장고에서 꺼낸 것은 내가 아침마다 정성스레 싸둔 간식 꾸러미였다. 특제 샌드위치, 과일 컵, 수제 쿠키까지. 민수는 내 간식을 어디에 가져가는 걸까? 누구와 나누는 걸까?
그날 밤, 나는 결심했다. 간식 상자 바닥에 작은 위치 추적기를 부착했다. 다음날 저녁, 민수가 "야근"이라며 나가자마자 나는 신호를 따라 나섰다. 추적기는 도시 외곽 한 건물에서 멈췄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따라가자 한 방에서 빛이 새어 나왔다.
문을 살짝 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십여 명의 아이들이 둘러앉아 민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이들 앞에는 내가 싸준 간식들이 나눠져 있었다. 방 한쪽에는 '희망의 집'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그래서 용감한 소년은 마법의 열쇠를 찾아..." 민수의 목소리는 따뜻했다.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표정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민수가 6개월 전부터 보육원 봉사를 시작했다는 것. 하지만 나에게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잘난 척하는 것 같을까봐 말 못했어."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민수가 고백했다. "그리고 네 간식이 너무 맛있어서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어. 매번 네 간식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생겼거든."
그날 밤, 우리는 다음 날 아이들에게 줄 특별 간식 메뉴를 함께 계획했다. 민수의 손가락이 레시피 책을 넘기는 동안, 나는 생각했다. 때로는 사랑이란 그저 간식 한 봉지를 정성껏 싸는 것처럼 단순한 것일 수도 있다고. 그리고 그 작은 봉지 안에 담긴 마음이 누군가의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