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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오컬트

간식의 오컬트: 할머니의 마지막 요리책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남긴 요리책에는 '절대 만들지 말 것'이라고 표시된 간식 레시피가 있었다. 빛바랜 종이에 쓰인 그 경고를 무시한 채, 나는 호기심에 이끌려 그 간식을 만들기로 했다.

재료는 의외로 평범했다. 밀가루, 설탕, 버터... 그러나 마지막 재료인 '그림자 소금 한 꼬집'에서 나는 잠시 망설였다. 할머니의 서랍을 뒤지다 발견한 검은 항아리에 담긴 소금처럼 보이는 가루가 그것일 거라고 짐작했다. 그것을 넣고 오븐에 구웠을 때, 부엌에 퍼진 향기는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첫 번째 쿠키를 베어 물었을 때,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혀끝에 감돌았고, 이내 내 몸은 이상한 따뜻함으로 채워졌다. 쿠키를 다 먹었을 때, 거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할머니의 웃음소리였다.

"할머니?" 내가 불렀을 때, 아무 대답이 없었지만, 내 앞에 놓인 쿠키 하나가 저절로 움직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순간부터 집안의 모든 것이 생명을 얻은 것 같았다. 책장의 책들이 페이지를 넘겼고, 커튼이 바람 없이 흔들렸으며, 할머니의 오래된 의자가 삐걱거리며 흔들렸다.

그리고 부엌 식탁 위에 놓인 요리책이 저절로 페이지를 넘기더니 내가 만든 레시피 페이지에 멈췄다. 그때 페이지 뒷면에 숨겨져 있던 글씨가 드러났다: "이 간식은 죽은 자와의 대화를 위한 것. 한 번 문을 열면, 다시 닫기 어렵다."

공기 중에 갑자기 할머니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내가 죽은 후에 네가 이 간식을 만들 줄 알았단다. 네 호기심은 항상 너무 컸지. 이제 우리는 다시 함께할 수 있구나. 하지만 대가는..."

그 순간, 방 안의 모든 그림자가 깊어지고 길어졌다. 쿠키 한 개를 더 집어 들었을 때, 나는 그것이 내 손을 통과해 버리는 것을 보았다. 내 손이 반투명해져 있었다. 거울을 향해 달려갔지만, 내 모습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할머니, 이게 무슨 일이에요?"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모든 간식에는 대가가 있단다. 이 세상에서 네가 사라지는 대신, 나는 돌아올 수 있지." 할머니의 목소리는 이제 더 이상 따뜻하지 않았다.

마지막 힘을 다해 요리책을 집어 들었다. 페이지 구석에 작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이 마법을 되돌리려면, 간식을 불 속에 던져야 한다." 희미해지는 손으로 쿠키 접시를 들어 벽난로를 향해 던졌다. 쿠키가 불꽃에 닿는 순간, 할머니의 비명이 집안을 가득 채웠고, 나는 다시 온전한 모습을 되찾았다.

그 날 이후, 나는 할머니의 요리책을 단단히 잠가 지하실 깊숙이 보관했다. 그러나 어떤 밤에는, 부엌에서 달콤한 간식 향기가 풍겨오고, 누군가 내 이름을 속삭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가끔, 정말 가끔... 나는 그 목소리에 응답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